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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자랑스러운 장인신 선생님

admin 기자 입력 2015.11.08 21:27 수정 2015.11.08 09:27

↑↑ 은영선 작가
ⓒ N군위신문
요즘은 공항(空港 airport)에서 화려하게 치장된 패션(fashion) 구두를 신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공항은 다양한 국적(國籍 nationality)을 가진 사람들의 방문이 빈번하기에 자국(自國)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깨끗한 신발을 신자는 것이 무언(無言)의 약속이 되었다.
그러한 영향 때문인지 초등학교 어린이도 아동용 패션구두를 신고 등교(登校)해서 반대의견이 많다.

아동용 패션구두는 발가락을 불편하게 하기에 어린이는 성장발달에 도움을 주는 편안한 운동화가 좋다고 한다.

발가락이 편안한 운동화가 좋다는 걸 알면서도 아동용 패션구두를 12켤레를 샀다. 미술교육을 하며 학생들과 즐겁게 지냈던 시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것을 그리라고 했다. 정답은 소중한 추억, 꽃, 나무, 푸른 하늘,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초등학생 어린이다. 가끔은 예쁜 신발을 그리고, 화려한 옷을 그리고, 멋있는 자동차도 그렸다. 그림을 그릴 때는 값비싼 물품은 작품을 만드는 소재(素材)로 보일 뿐이다.

아름다운 노랫말, 신나는 춤사위, 과학과 기술의 산물 점보여객기(jumbo aircraft) 등 등 등 이 세상에 작품은 많다. 그렇지만 가장 완벽한 작품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순간이다. 이왕이면 자연환경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군위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 좋겠지요.

아동용 패션구두 12켤레를 샀다고 엄마에게 자랑했다. 엄마가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2켤레는 고모에게 드리고 나머지는 부계, 소보에서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어린이에게 선물해주렴.”

엄마가 말씀하셨다. 엄마는 1960년대 부계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였던 장인신 선생님입니다.
엄마는 저의 미술교육 제자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김밥을 싸주며 지난날의 교사생활을 추억하였다.

저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군위 소보에서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할아버지는 손녀를 배불리 먹이기 위해 하루 한 끼를 드셨다. 허기를 이기지 못한 할아버지는 점심으로 날개구리를 드셨다. 저는 그 시절을 생각하면 길을 가다가도 눈물이 쏟아진다.

할아버지께서 저에게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 언제였냐고 질문하셨다.
“증조할아버지께서 환인조선 항공모함 학문을 전수해주었을 때, 군위에서 별을 보며 할아버지께 행성(行星 planet) 지식을 들었을 때, 할아버지 양봉 꿀을 맛있게 먹었을 때, 군위 개울에서 가제를 잡아서 삶아 먹었을 때.”

제가 할아버지께 드린 대답입니다.
저는 가끔씩 엄마에게 할아버지께서 10년을 더 사셨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너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부터는 백화점에서 좋은 옷을 사도 즐겁지가 않더라.”
엄마가 말했습니다.
엄마는 몇 년 전까지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입으시던 옷을 입으며 지냈다. 엄마에게 자랑한아동용 패션구두 10컬레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작가 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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