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독자마당

공과 사도 구별 못하나

admin 기자 입력 2016.12.09 21:07 수정 2016.12.09 09:07

ⓒ N군위신문
9일은 대통령이 탄핵된 역사적인 날이다. 좋다고 춤추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이 나라 상당수 국민들은 가족 중에 초상이 난 것처럼 슬프고 답답했다.

국회의원 300명 중 기권 1명으로 299명이 투표, 234명 찬성, 56명 반대로 탄핵안이 가결 되었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 되었다.

헌법 71조에 다라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게 되었다.

헌법재판소가 180일 안에 탄핵심판 절차를 마쳐야 한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정지 기간은 최장 내년 6월 6일까지다.

헌정 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 탄핵 가결안이 통과 된 것이다. 12년 전 2004년 3월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너무나 정반대로 비교 되었다.

그 때는 탄핵을 반대하는 시위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고, 탄핵이 결정되자 당시 여당 의원들은 회의장 안에서 울고불고 몸부림을 치면서 난리를 쳤다.

그런데 이번에는 탄핵을 찬성하는 시위가 여러 날 계속 되었고, 탄핵 당일 친박 좌장 최경환 의원 1명만 기권해서 주목을 받았을 뿐, 울고불고 몸부림을 친 여당 의원은 단 1명도 보지 못했다.

지난 총선 때 친박 중 ‘진박’이라고까지 박 대통령을 팔고 다닌 그 많은 국회의원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누구하나 “박 대통령이 잘못한 심정은 가지만 아직 본인 수사도 하지 않았는데, 탄핵은 이르며 부당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는지 안타깝다.

단물 신물 다 빨아먹은 껌처럼 이제 필요 없으니 뱉어 버리면 된다는 심보가 아닌지? “인정 은혜는 다 필요 없고, 내 살길 찾아야 한다”는 것인지?

정말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사사로운 의리를 버린 것인지? 즉, 공(公)을 위해 사(私)를 버린 것인지 묻고 싶다.

자기의 살길을 위해서, 자기가 속한 정당의 이익을 위해서, 집권에 욕심이 나서 탄핵을 택했다면 그것은 결코 공(公)이 아니라 사(私)다.

필자는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아무 대가 없이 선거운동을 한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촛불 시위가 시작되자 제일 먼저 ‘대통령 하야가 정답이다’란 칼럼을 썼다.

태풍처럼 밀려오는 시위자들 함성에 차기 대통령 선거 때까지 1년간 대통령 자리에 버티면서 임기를 절대로 채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은 “박근혜 하야”를 주장하는 시위에 참가한 사람도 있고, “하야 반대” 시위에 참가한 사람도 있으며, 자기의 생업에 열중 하면서 조용히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공과 사를 명확히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에 최순실 사태가 빚어졌다.

그러나 박대통령이 즉시 대통령 자리를 내던지고 하야를 하지 못한 것은 사(私) 보다는 공(公), 즉 개인의 안위 보다 나라와 국민을 더 걱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은 국민들을 대표하는 국회에 “책임 국무총리를 추천 해달라” “하야 시기를 결정 해달라” “영수회담을 하자”고 요구 했었다.

그러나 야 3당과 비박계 의원들은 모두 걷어차 버리고 “법대로 하자”고 ‘탄핵’을 택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국민 모두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탄핵을 결정 해놓고 “즉시 하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억지다.

그동안 시위는 불상사 없이 역사에 남을 만큼 잘했다. 이제 각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맡은 일을 하는 그것이 진정한 애국자 이고, 법을 지키는 것이 민주 시민이다.

이수만 칼럼니스트/한국컴퓨터속기학원 원장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