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독자마당

/기자수첩/아쉬움으로 남는 군위의 보물들

admin 기자 입력 2020.02.18 14:55 수정 2020.02.18 02:55

↑↑ 대구일보 배철한 기자
ⓒ N군위신문
우리가 살면서 잃어버리고 찾지 못하는 아쉬운 물건들이 많다.
아쉽지만 찾지 못하고 안타까움만 남는 현실이 더욱 안타깝다.

군위군은 예로부터 충효를 중시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고루 갖춘, 사람들이 순박하고 인심 좋은 고장으로 평이나 있다. 그래서인지 곁에 있던 많은 보물들을 잊어버리고도 찾을 생각조차 없는 것 같다.

모두 다는 알지도 못하지만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남는 몇 가지만 열거해 볼까 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의흥면의 상징인 탑들에 세워진 5층 석탑이다.

유래나 연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의흥면에 소재한 거북산이 움직이면서 지역에서는 재앙이 많이 닥쳤다고 한다. 그래서 의흥 넓은 들에 탑을 세우면 액을 막는다고 해서 탑을 세우고 액막이 수호신 처럼 보물로 여겨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경지정리를 하면서 탑이 눈깝짝할새 사라졌다. 경지정리 당시 상황을 정리해 본다면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는 주민들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대리석 돌로 기존 탑의 모형을 본떠 만들어 세워 놓았지만 안타까움은 고스란히 남는다.

군위읍 내량리 일명 바람재 암미륵·숫미륵 이야기다. 이 또한 정확한 유래나 연대나 알 수는 없으나 미륵이 없어진 자리에서 상평통보가 발견됨을 보아 조선 숙종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며, 전해오는 유래에 따르면 마을의 길흉을 담당하는 액막이로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암·수미륵이 물지각한 도굴꾼들에 의해 사라지고 현재 주민들이 마을의 재앙을 막기 위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그 자리에 똑같은 미륵을 만들어 다시 모셔다 놓았다. 암미륵이 없어진 것은 30여 년 전으로 보이는데 암미륵이 도난당하면서 숫미륵이 매일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후 암미륵이 복원해 모셔놓았으나 숫미륵도 13여년전 임도를 개설한 후 안타깝게도 도난을 당했다.

마을의 수호신과도 같았던 숫미륵이 사라지면서 그해부터 내량리에는 큰 홍수가 지나갔으며 내리 3년간 주먹만한 우박이 쏟아지는 등 마을에 큰 재앙이 닥쳤다 한다. 현재는 암·수미륵 덕분에 마을이 평온을 되찾고 경사스런 일들이 생겨나서 다행이라고 동네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이 밖에도 구 군청에 자리하고 있던 척화비는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는지, 구 농촌지도소 자리에 있던 거북돌 등도 도난당해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우리네 조상들의 삶과 애환을 같이했던 보물들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그렇지만 누구 하나 나서 찾을 생각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욕심 같았으면 찾으면 좋을 것 같은데.
한 가지 더 아쉬움이 있다면 안타깝게도 죽어버린 고로면 학암리의 신비의 소나무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다. 이 소나무는 수령 500년으로 추정되는데 마을주민들이 정성을 다해 돌봐왔는데 어렵다는 고시를 패스한 인물이 이 동네에서 2명이나 나오는 등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전국에 신비의 소나무로 널리 알려지면서 시험을 앞둔 부모나 자식을 바라는 신혼부부들이 줄을 이어 찾아올 정도였다.

그러나 몇 년전 신비의 소나무는 안타깝게도 우리 곁을 떠났다.
원인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소나무 주변에 농지를 경작하면서 뿌리를 훼손해서 그렇다는 소문과 영험함이 널리 알려지면서 무당들이 찾아와 기도를 올리면서 녹아내린 촛농과 음식물 기름 찌꺼기 여기에다 과다한 술(알코올)을 마구뿌려 소나무가 고사했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이처럼 신비의 소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돼 있지만, 관리 소홀로 안타깝게도 고사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민들은 지난 2017년 신비의 소나무에서 떨어진 씨앗이 자라난 증손자뻘 되는 소나무를 심어 놓고 위로받고 있는 실정이다.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효령면 병수리 장사진 유적비는 동네주민들이 관리하면서 제사를 지내오고 있지만 잡초가 무성한 산기슭에 외롭게 자리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장사진은 인동 장씨 후손으로 임진외란 때 군위·인동지역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장수로 곽재우, 김면, 정인홍, 김해 등과 경상북도의 대표적인 의병장이다.

뜻있는 주민들은 장사진 비를 오래 보존하려면 그를 기리고 매년 한식일에 제사를 지내고 있는 효령면 오천리에 세워진 충렬사나 인근에 조성된 위천수변테마공원내로 옮겨 소중한 역사자료로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군위지역에는 길이 보존하고 역사적으로 후손들에게 남겨 놓아야 할 소중한 것들이 많다, 잃어버리고 안타까워하지 말아야 하고, 잃어버린 것들을 찾을 수 있는데 까지는 찾아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찾아야 할 것들, 지키고 보존해야 할 것들, 이 모든 것이 소중하지 아니한 것이 없다, 현명하고 자존심 있는 군위인이라면 잃어버린 것들,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으로 말하고 싶다.

대구일보 배철한 기자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