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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창 작가 |
ⓒ N군위신문 |
앙상한 음표로 매달린
만추,
설핏한 햇살이 빚은 계절의 만삭인가.
한여름 녹음방초는
어딜 다 가고
씨알 한 움큼 씩 문 마른 가지는
늦가을, 어디를 갈까 주춤거린다.
짙푸르든 잎이 치명에 드는 줄 모르고
만산홍엽에 넋을 잃었다가
아뿔싸,
잘못 든 발걸음에 한숨 쉬는 단풍.
추광에 놀란 갈잎이
가벼운 바람에도 곱게 내려앉아
미련도, 아쉬움도 알뜰히 포개 놓고
눈치껏 수군거리다 바람 따라 굴러 간다.
산 너머 해는 기울고
붙잡고 싶은 가을, 가을은 저만치 떠나는데
어느 새, 겨울의 시린 발소리가 수런수런 들려온다.
황성창 / 연제문인협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