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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조의금

admin 기자 입력 2021.04.18 23:17 수정 2021.04.18 11:17

↑↑ 이수만 원장
ⓒ N군위신문
지난 2월 27일 토요일 밤 어머니가 별세 했을 때 연휴인데도 코로나19 때문에 직접 조문보다 사무총장, 사무국장, 총무로부터 통장 계좌번호를 알아낸 분들이 조의금을 많이 입금해주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경조사를 더 열심히 챙기고 보은 할 수 있도록 애를 써야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그런데 4건은 누가 보낸 조의금인지 알 방법이 없어 애가 탑니다. 2월 28일 인터넷으로 보내온 것은 “명복을 빕니다.”, 3월1일 보내온 것은 “금고 이수만”, 3월 2일 인터넷으로 보내온 것은 “농협 근조”, 또 현금으로 보낸 것은 “조의금”이라고만 통장에 찍혀 있어 도저히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밖에 회사 이름으로 찍힌 3건은 알아낼 수가 있었습니다.
저가 속해 있는 단체는 초·중·고 동기회, 향우회, 언론인회, 엘더스클럽, 웅사회, 종친회장년회, 속기협회, 담수회, 대일회, 정우회, 대학원동기회, 만반회 등 많습니다.

요즘은 각종 단체의 회비도 모두 통장으로 입금을 합니다. 여러 단체에 속해 있지만 회비는 빨리 입금을 하는 편입니다.

담수회 연회비를 송금 했는데, 담수회보 회비 납부자명단에 빠져있어 전화를 해보니 내 회비는 안 들어왔다고 해서 통장을 확인해서 송금날짜를 알려드리니 ‘한국컴’이라고만 되어 있어 누구 것인지 알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컴퓨터속기학원 이수만’ 이라는 기업통장 이라서 앞의 세 글자만 통장에 찍힌 것입니다. 곧장 은행에 달려가서 ‘이수만 한국컴퓨터속기학원’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회비를 송금 한 후 송금했다고 담당자한테 반드시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결혼식 청첩장이나 부고도 휴대폰으로 대부분 알려옵니다. 부고는 보통 3일장이라 시간적 여유가 없어 휴대폰 단체 카카오톡 이나 메시지로 보냅니다. 결혼식은 시간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청첩장을 보내는 것이 마땅할 텐데 ‘모바일청첩장’으로도 보냅니다. 얼마 전 보내온 모바일 청첩장엔 신랑 신부 성명만 있고, 혼주 성명이 없어 누구의 자녀인지 알 수가 없어 전화를 해보니 “당분간 받을 수 없는 전화” 라고 해서 황당했습니다.

어머니 장례를 치루고 생각해보니 그래도 친구나 선후배로부터 나쁜 인간으로는 취급당하지 않는 거로구나 라고 자위를 했습니다.

그리고 대단히 미안한 것은 나는 5만원을 했는데 10만원을 한 사람, 나는 하지 못했는데 조의금을 보낸 분들한테는 송구하기 짝이 없습니다. 꼭 보은할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장모님을 모시고 있는데, 현재 91세입니다. 장모님이 별세하시면 조의금을 하나도 받지 않아야겠다고 아내와 의논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대부분 행하는 일이지만 부모가 돌아가셨다고 조의금을 받는다는 게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모친 별세 부고를 받고 조의금을 준비해서 문상을 갔는데, 일체 조의금을 받지 아니한 조광제 보화원 이사장님을 저는 대단히 존경합니다.

초상을 치룬지 1년도 안되었다면서 자녀 결혼식에 축의금을 받지 아니한 사람도 봤습니다. 축의금을 가지고 참석한 모두 기분이 좋았을 것입니다.

결혼식에는 축의를, 장례식엔 조의를 표한다는 참석자의 방명록만으로 충분히 그 뜻이 전달 되었다고 봅니다.

자녀가 성장해서 결혼식을 하고, 부모님이 연세가 많아서 별세하면 장례식을 하는데, 부담 없이 마음으로 우러나오는 진정한 축의와 조의가 필요한 것입니다.

저는 4남매의 자녀 결혼식과, 여러 번 출마를 해서 심려를 끼쳤는데다 모친상까지 치루었으니 친인척과 선후배 친구들한테 신세진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앞으로 길흉사에 더욱 열심히 다니고 챙겨서 은혜를 갚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수만 원장 (언론인, 한국속기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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