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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꽃씨를 심으며

admin 기자 입력 2021.04.18 23:21 수정 2021.04.18 11:21

↑↑ 서영배 씨
ⓒ N군위신문
그 춥고 긴 겨울은 어느덧 사라지고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계절이 왔다.
어느덧 귀농 6년차인 나는 귀촌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인간이 존중하고 사랑하고 지켜야 할 것이 자연의 은혜인데 우리는 그 동안 먹고 살아가는 지극히 생존적인 일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또 어느 정도 삶이 나아진 다음부터는 계층 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지새우고 허위와 폭압의 얼굴을 가면 속에 감추고 살아가고 있다.

‘선진 조국이다’를 부르짖는 몹쓸 현실에 주눅 들어서 자기가 태어난 자연의 가르침과 고향 산촌을 망각하고 지극히 기계 속 톱니바퀴처럼 살아왔다. 그러다 문득 자신을 보면 녹슬고 망가져 버려진 기계의 부속품 같은 인생만이 남아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가 돌아가야 할 마지막 가치는 ‘자연’ 밖에는 없다.
요즈음 미세먼지, 황사, 공해에 찌들어서 물에서는 악취가 나고 모든 식품은 해로운 대상으로 인식되고, 특히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 모두가 독과 악의 소굴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소망이 더 간절하다.
우리가 꽃씨를 심고 가꾸기 않으면 자연은 우리를 참혹하게 버린다. 새 잎 돋아나는 가로수 밑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산책이라도 하고 싶은 화창한 봄이지만 온갖 매연과 소음으로 정다운 대화는커녕 짜증부터 나는 게 요즘 현실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런 생활 속에서 꽃씨를 뿌리고 꽃을 가꾼다. 나의 작은 행동이 일상이 되어서 자연을 지킬 수 있으니까. 작고 소중한 자연이 숨어 있는 아름다운 나의 고장 삼국유사면에는 군위댐 장곡휴양지, 아미산이 있어서 ‘아름답다’라는 말로 형용할 수 없다.

그저 작은 꽃씨를 흙에 심었을 뿐인데 얼마 후에 싹이 돋고 잎이 되고 꽃이 피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누구나 마음속에 봄의 씨앗, 희망의 씨앗을 심으면 새삼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고 경배하게 될 것이다.

우리 마음속에는 엉큼하게 숨어 있는 기이와 배금의 욕심이 사라지고 흙과 물, 공기와 더불어 겸손하게 살아가는 지혜가 있다.

세상이 아무리 혼탁하더라도 숨 쉴 곳은 있다. 봄을 맞아 생명을 품은 꽃씨를 향기로운 흙에 심어 작은 자연의 땅을 마련해보자. 자, 우리 모두 꽃씨를 심어 어머니 품 같은 흙속에서 살아보자꾸나.

삼국유사면 가암1길 서영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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