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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잘 가거라 친구야!

admin 기자 입력 2021.05.02 22:34 수정 2021.05.02 10:34

↑↑ 이수만 언론인
ⓒ N군위신문
지난 4월 26일 이경만 친구가 별세 했다는 부고를 받았습니다.
팔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아픔과 슬픔을 겪었습니다.

내 친구 경만이는 이웃마을 고향 친구이면서 중학교 동기생이고, 집안 동생입니다.
나이는 기축생 동갑이지만 내가 생일이 빨라서 형입니다. 그래서 그는 나를 늘 형이라 불렀습니다.

우리 둘은 화수회 일과 동기회 일을 열심히 봤습니다. 내가 자가용을 없애고부터는 항상 나와 어른들을 봉고차에 태워서 화수회에 가곤했습니다.

그러다가 4년 전 식도암 수술을 받고부터는 장거리 운전을 할 수가 없어 행사 때마다 저는 차량을 준비하면서 그의 빠른 쾌유를 빌며 아쉬워했습니다.

수술을 받고 경과가 좋다고 했으나 살이 찌지 않고 몸이 야위어가서 만날 때마다 안타깝고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 모임 금지가 있기 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만원씩 내고 점심을 먹는 만반회 모임에 참석 하였습니다. 다음 모임 유사가 자기라면서 모임 여부를 걱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친구를 마지막 본 것은 별세하기 꼭 2주전입니다. 그 며칠 전 “형 도저히 안 되겠다”라는 전화를 하면서 자기가 갖고 있는 화수회 보통예금을 갖고 가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4월 12일 이희활 화수회장과 감사인 내가 비가 오는데도 그를 만나 은행에 가서 예금을 해약하고 정리를 했습니다.

“약한 마음먹지 말고 단단히 마음먹고 용기를 가져라”고 위로를 했지만, 그는 이미 마음의 준비와 주변 정리를 한 모양입니다. 그만큼 책임감이 강하고 공과 사를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일찍 별세한 것은 잔정이 많아 친구를 좋아하고, 술을 좋아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프다고 했지만 그렇게 빨리 갈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저 세상에서도 꼭 필요한 사람만 미리 데려가는 모양입니다.

사랑하는 부인과 아들 둘, 특히 내가 서울까지 가서 주례를 봤는 예쁜 며느리와 귀여운 손자 손녀를 두고서 어찌 눈을 감을 수 있었는지요.

옛말에 정승 말 죽으면 손님이 많고 정승 본인이 죽으면 상가 손님이 적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친구들과 교분이 좋아서 코로나19 위험 속에서도 멀리 서울, 부산, 경주, 구미, 의성, 군위에서 대구까지 문상을 와주었고 저녁 늦은 시간까지 20여명의 친구들이 자리를 지키며 고인을 추모 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조의금을 상주 통장 계좌에 입금을 하였습니다. 조화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다리우스왕은 “가장 귀중한 재산은 사려가 깊고 헌신적인 친우이다.”라고 했는데, 그의 별세는 저와 우리 친구들한테 소중한 재산을 잃게 된 것입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한 번은 죽습니다만 저 세상에 가는 것은 나이도 순서도 없는 모양입니다. 4월 28일 아름다운 꽃이 피고 푸른 나뭇잎이 무성한 화창한 봄날 그는 명복공원에서 한줌의 재가 되어 영면 했습니다.

평소 천성이 착하고 일가친척과 친구들을 위해 봉사를 많이 했기 때문에 저세상 천국이나 극락 있다면 반드시 아주 좋은 그곳에 갔으리라 믿습니다.

부디 그곳에 가서는 아프지 말고 늘 평안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친구들과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 모두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기원 합니다.
고인의명복을빕니다

이수만 언론인
한국속기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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