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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회상(回想)

admin 기자 입력 2021.07.02 17:24 수정 2021.07.02 05:24

↑↑ 은태철 작가
ⓒ N군위신문
회갑 지난 오참 회원들이여!
세월이 흘러 이제 인생 황혼기에 강산이 여섯 번이나 변한 우리들의 지난 발자취를 되새겨보기로 한다.

*상무대 높은 깃발 *나를 따르라 *
1960년 2월 혈기 방정한 홍안으로 보병학교 연병장에서 입고선서를 하고 후보생이란 명사가 붙은 후 걸음부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변화를 강요당하며 숨 가쁘게 뛰어 항상 긴장의 연속이었다. 시간의 흐름도 모르고 지내면서 무등산 청운 높이 뭉친 건아들 후보생가를 목청 높이 부르며 상무대를 무대로 넓은 교장을 누볐지. 불볕더위에 목이 타고 기진하면서도 구대장이 부르면 “옛 17번 이태백 후보생”이라 대답하며 생기가 돌았다.

내무반에 관물 정돈, 침구 정돈, 군화수입 그리고 밤이면 수양록 쓰기를 비롯해 가끔 실시되는 야간비상훈련, 완전군장, 선착순 집합 등을 물불가리지 않고 감당한 그 정신력 그리고 목적 달성을 위해 충정과 명예를 신념으로 젊음을 불태웠다.

4.19 비상시 지역경계 작전에도 출동했고 교육기간 중 어려운 고비도 많았다. 그리고 끝까지 동행 못 한 몇 사람의 동요도 있어 아쉬움도 있었다.

1960년 8월13일 학수고대하던 졸업이 되여 혁명정부 과도기 허정 내각 수반 명의로 소위 임관을 했다.

전군 각 부대로 헤어지는 날에 구대장의 얼굴이 아련히 떠오르며 이제 헤어지면 언제 또 만나게 될까 아쉬움을 느끼며 각자의 부임지로 떠났다.

그렇게 신임소대장으로서 불안과 기대를 안고 에이백을 가지고 출발했다.
부대사정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었지만 공통적인 것은 첫 부임지에서 소대원의 신상파악과 중대 내장교간의 협조 사항 등이 있다.

문제 사병들이 특별 사항이 되며 휴가미귀자 사고 등 많은 고민꺼리를 숙제로 받아 하루가 어떻게 간지 몰랐다.

그래도 중대주번사관을 인계받아 6주간 주번근무를 하며 중대원들의 정신교육을 하고 보람도 있었다.

특별히 잊지 못 할 것은 62년도 울진 삼척 무장공작전과 68년 1월 김신조 일당 무장공비 작전시 법원리 지역작전은 많은 교훈을 남겼다. 무장공비의 기동력을 듣고 우리군도 행군보행속도를 강화한다고 모래주머니를 다리에 차고 구보로 체력단련을 했다.

불타는 월남전에 중대장으로 평화를 위하고 조국의 국위선양을 위해 정글을 헤치고 가시밭을 넘어 격전을 펼쳐 전쟁영웅도 많이 나왔다.

이제 청년기의 그 시절이 지나고 인생 중반전으로 접어들었다. 군 생활을 재정리 하게 돼 육군대학의 교육과정을 거쳐 지휘관 또는 참모로서 중차대한 임무를 위국충정의 사명으로 성공적인 임무를 마치고 좋은 전통을 남기는 것이 유종의 미라 다짐했다.

오참회 동지여!
석양에 비추는 낙조가 아름다운 것처럼 우리 같이 노년도 아름답고 품위 있는 삶을 꾸려 청년기에 못 다한 자기관리에 신경 쓸 때요. 하루라도 더 늦기 전에 가고 싶은데 다니고 먹고 싶은 것 먹으며 얼마 안 남은 날을 후회 없이 지내요. 파란만장한 인생살이 눈물도 많았고 웃음도 있었지.

지난날의 추억이 한편의 영화 같이 머리를 스쳐간다. 이제 영영 돌아오지 못할 과거란 역사에 묻자. 미수(米壽)의 고지에서 허리 휘고 무릎저리며 머리는 백수라 흐린 눈에 침침한 귀라 무엇 하나 몸과 마음이 제대로 안 된다.

세월을 당할 수 없고 나이는 못 속인다 하였지. 천하장사도 세월은 못 당한다는 말처럼 인생은 창조주의 섭리에 따르자.

올 때는 순서가 있었지만 갈 때는 순서도 차례도 없으니 언제 어떻게 갈지 알 수 없는 일 항상 오늘이 나의 최후의 날이란 생각으로 살자.

남의 탓 하지 말고 이해하고 웃으며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며 모든 것을 털어버리자. 우선 자신의 건강을 챙겨요.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 되니까.

그래도 가장 가까운 것이 부부요. 두 사람이 정답게 웃고 즐기며 위해주고 아껴주고 그것만이 노후생활에 활력이 되지요. 아무리 효자 효부라도 투병생활 몇 달만 겪으면 고개를 돌려요.

그러나 부부는 손을 놓지 않아요. 마음을 비우고 긍정적으로 참아주며 살아가는 것이 황혼의 살길이요. 백세시대에 욕심은 금물이니 천수대로 자연에 따르며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낼 환경을 자신이 만들어야 돼요. 가끔 카톡으로 소식을 알리며 마음에 공허함을 달래고 자위자족 하며 고독을 털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생을 지내도록 해요.
가정에 평안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심천 은태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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