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독자마당

/기자수첩/모든게 변해도 정만은 변치 말아야

admin 기자 입력 2021.10.05 11:39 수정 2021.10.05 11:39

↑↑ 배철한 부국장
ⓒ N군위신문
어느 친구가 추석명절을 맞아 보내온 문자 메세지가 서글프기도 하고 희망적이기도 하다.

여보게 친구 “밥한번 먹자”는 인사가 “잠잠해지면 보자”로 바뀐지가 벌써 2년이란 세월이 지나고 있네 그려. 끝날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 19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이웃들이 있기때문이 아니겠는가.

높은 가을 하늘과 솔솔부는 가을바람,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풍요로움이 더해지는 가을이 아닌가. 추석명절 잘보내시게 또보세.

코로나19는 우리들에게서 많은 것을 잃게 했고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모든게 비대면 온라인으로 바뀐 셈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여기에 서서히 적응해 가지만 낯설고 안타까운 마음 금할길 없다.

결혼식, 장례식, 제사, 벌초 등 집안의 대소사도 비대면 온라인 시대를 맞고 있다.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하는 시대라 세월따라 모든게 변하고 바뀌는게 인지상정이라는 생각이들지만 우리네 정서와는 맞지 않아 안타깝다.

코로나 19가 끝나더라도 시끌벅쩍 하던 우리의 미풍양속은 예전같이 아니할 것이다.
그래도 정만은 변치 말아야 한다. 부모형제간, 친구친지간, 이웃사촌간 서로 안부를 묻고 전하고 상황을 봐서 만나기도 하고 올 추석에도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고속도로 휴게소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식물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야들아 먼길 가다가 차막히면 배고풀라 가다가 차안에서 먹어라”
부모님들은 추석명절이라 자식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이고 그것도 모자라 귀경길 배고풀까봐 남은 음식 바리바리 싸서 보내며 차가 마을어귀를 벗어날때까지 손을 흔들며 눈물을 훔친다.

그런데 자식들은 부모님이 봉지봉지 싸준 음식과 과일 보따리를 뜯어보지도 않은체 휴게소 쓰레기통에 던져버린다. 부모님의 정성과 애틋한 마음까지 버리고 가는 셈이다.

올 여름 폭우와 장마, 태풍속에서도 안간힘을 다해 지켜내온 곡식들, 40℃에 육박하는 가마솥 무더위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한알한알 거둬온 곡식들로 자식들을 위해 정성을 다해 마련한 음식이 아니던가.

매년 반복적으로 명절 끝에 들려오는 안타까운 소식은 차마 형용할 수가 없다.
아무리 세상이 세월따라 변하고 코로나 19 때문에 변해간다지만 서로간의 정만은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

친구여! 추석연휴 잘보냈는가. 이제서야 답하네. 미안하이.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변화시켰네.

한동안이 아니라 한세월을 못본것 같네. 참담하고 서글픈 심정일세. 좀 잠잠해지면 한번 만나세.

좋아하던 훌라도 고스톱(오락)도 하고 향긋한 커피도 마시며 인생여정을 함께 하세나.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 정만은 변치말고 내내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빈다네.

대구일보 배철한 부국장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