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독자마당

휴양림의 가랑잎

admin 기자 입력 2021.12.19 15:13 수정 2021.12.19 03:13

↑↑ 서영배 씨
ⓒ N군위신문
낙엽은 나무들의 떨어뜨린 잎을 두루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군데군데 떨어져 가랑잎이 가느다란 바람에도 살랑 살랑 나부끼며 지는 모양새가 정말 귀엽다.

짐짓 손을 내밀어 손바닥에 받쳐 본다. 혹 발밑이며 어깨에 한 잎 내려 않아도 무게를 느끼지 못할 만큼 가벼우니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낙엽은 대체로 초록색 잎이 그냥 떨어지는 일은 드물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 초겨울이 되면 곱게 물든 단풍으로 수분을 다 발산하고 땅으로 내려 않는다. 그 모양새가 몸짓이 가볍게 보여 더 좋다.

나무가 단풍으로 물들어 산을 가득 채우니 울긋불긋 산과 햇빛 중에 누가 더 눈부신지 알 수가 없다.

휴양림의 산야에는 참나무 그 옆에 한두 그릇 소나무 그 옆의 오동나무, 싸리나무 그 빈틈 속에 자라나는 온갖 잡초와 자생의 야생화로 가득 차 있다. 숲은 빈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꽃보다 더 빨간 진달래 잎은 입술연지를 연상케 하여 앙증맞고 예쁘게만 보인다. 하얀색을 연상케 하는 자작나무는 뭉게구름을 떠올리게 한다.

내륙의 바람은 동해 바람 못지않게 매섭다. 그 속에서 들려오는 가랑잎의 휘날리는 소리는 시심(詩心)이 발동될 만큼 마음을 간질거리게 한다.

자연휴양림 산야에 길 어디가든 가랑잎이 춤추며 노래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모습은 말 그대로 자연스럽다. 그리고 그것을 비춰주는 달빛과 시름없이 잎 지는 운치는 담백한 감상에 젖어들게 한다.

참나무, 박나무 사이로 진한 갈색의 낙엽들이 수북이 쌓여 있는 오솔길이라도 만나게 되면 발 바닥에 닿는 소리 또한 어떤 음악보다 더 좋은 소리로 들린다.

가랑잎은 사랑잎이라서 보기만 해도 좋다. 가랑잎을 살짝 건들면 뽀삭 뽀삭 까르르 큰 소리로 웃는다. 그 웃음소리에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 자연휴양림에 가게 되면 절로 사랑잎의 소리를 찾게 되고 기다리게 된다.

삼국유사면 가암1길 서영배 씨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