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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대선, 정권교체 가능할까!

admin 기자 입력 2022.01.20 14:36 수정 2022.01.20 02:36

↑↑ 황성창 작가
ⓒ N군위신문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가 돌아왔다. 호랑이는 우리 민족성을 대표하는 상징이며 모든 사악함을 물리치려는 용맹의 표상물이다.

호랑이와 관련된 사자성어로 호시우보(虎視牛步)란 말이 있다.
호랑이와 같은 매서운 눈으로 사물을 직시하고 때로는 소처럼 진중하게 실행하라는 이 경구는 시대의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데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의 철학이 아닐까?

올해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연이어 치려지는 중요한 해다. 하지만 정권 교체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은 연말 연시 국민의힘에서 불거져 나온 볼썽사나운 내부 갈등을 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대선을 앞두고 내분을 수습하고 당 단합을 이끌어야 할 당대표가 오히려 분란을 키우는 처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수년 전에도 친박과 싸우다가 당대표 직인을 갖고 부산 영도다리로 나른 김무성은 그 행동 하나로 정치적 사망 선고를 맞았다.

당시 유승민 원내 대표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라며 국회 연설에서 박근혜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그 연설로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의 골이 깊어져 지금까지 배신자란 낙인이 찍혀 정치의 사양길을 걷고 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내부 총질싸움으로 개인적으로는 상처만 입은 정치적 고아로 전락되었다.

당시 분란의 후유증으로 국회의원 180석을 호언장담하던 한나라당은 산산조각으로 깨져 지금도 적폐 대상이라는 손가락질에 생고생을 하고 있다.

2020년 총선에서도 막판까지 공천싸움으로 날밤을 새우다 선거에서 제대로 한 판 승부도 못 겨뤄보고 맥없이 무너졌다.

그 총선에서 궤멸적인 참패를 당해 넋을 잃었는지 아직도 얼얼하고 있으니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50여 일 남겨 놓은 대선에 한 줌도 안 되는 모래성 같은 당내 주도권 쟁취에 달포 넘도록 이전투구나 하고 있었으니 참으로 기이했다.

얼마 남지 않는 대선을 앞두고 자중지란에 빠진 것은 결국 자당 후보의 당락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 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과거 김무성 대표나 유승민이가 잘못 든 소멸의 길을 반면교사로 다시는 그런 전철을 밟지 말아서야 하는데도 말이다.

명색이 제1야당의 대표 자리가 깃털처럼 가벼운 자리인가? 물론 윤석열 후보 본인의 말 실수나 가족사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사과했어야 하는데 어정쩡하게 일관한 것도 문제다.
더욱이 부인의 해명도 진정성을 담아 딱 부러지게 해명하지 못하고 너덜너덜하게 사과해 국민들로부터 조금도 이해를 얻지 못한 부분도 뼈아픈 실책이다.

그리고 후보를 둘러싼 윤핵관 문제를 제기한 이 대표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대표가 윤 후보와 마주앉아 며칠이 걸리든 팔을 걷어붙이고 담판을 내어 끝장보는 게 옳았지 않았을까?

어째 이 대표 뜻대로 선대위가 구성되지 않았다고 두 번씩이나 대선 활동을 보이콧 하는 것은 당대표가 할 일은 아니지 않는가? 누구든 자기의 고집과 주장을 앞세워 조직의 화합을 깨는 사람을 흔히 독불장군이라고 부른다.

멋대로 끊고, 자르는 독단과 독재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당대표가 툭하면 당내 문제를 외부로 끌고나가 확산시키는 것은 대선을 망치려고 작심했구나 하는 의심을 받고도 남을 일이다.

일모도원(日暮途遠)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먼 데 대선의 불쏘시개 역
활을 해줘야할 당대표가 내부 갈등을 만천하에 까는 것은 지난 총선 때처럼 맥없이 자빠지고 엎어지는 건 아닌지 적잖은 걱정을 했다.

신년에 조선일보·TV조선 여론조사를 보면 ‘못 살겠다, 갈아 보자’고 야당으로 정권 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절반은 넘었다.

대선 때까지 여론을 받들어 동분서주해도 모자랄판에 당대표가 싸움의 중심에 떡 버티고 있었으니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기는 커녕 불안으로 엄청 짜증나게 만들었다.

정치인은 누구나 권력에 대한 꿈과 욕심이 있을 것이다. 당대표도 되고 싶고, 용상에 앉고 싶어하는 욕망은 당연하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럴려면 대선에서 권력을 창출하고, 총선에서 다수당을 만드는 지대한 실적을 쌓았을 때 자연스럽게 차차기 대권가도에 등장하게 될 것이다.

그러하니 건곤일척(乾坤一擲)으로 서둘 때가 아니라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진중한 지혜도 필요하다.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패기와 능력으로 제1야당의 대표 자리를 쟁취했다.
자유로운 개인의 노력을 중시하는 대표 경선에서 얻은 값진 결과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당직 생활 10년에 당대표 자리를 꿰찼으니 정치운도 억세게 좋은 사나이다.

이준석 대표는 한창 젊은 나이지 않는가. 대표로써 할 일이 태산 같겠지만 가능하면 정치 선배들에게 양보하는 겸손함과 예의를 보인다면 좋은 정치인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한다. 조선시대 정도전처럼, 김옥균처럼 개혁 이미지가 강한 젊은 정치인이 될 날도 멀지 않아 있지 않을까 기대 해 본다.

미국 하바드대 마이클 샌들 교수는 “능력주의는 패자에겐 전부 내 탓이라는 좌절감을, 승자에겐 내가 잘나서 라고 하는 오만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사람은 조그만 성공에 취해 쉬이 허물어지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경거망동을 삼가야 한다.

언젠가는 내려가는 길에 다다르고 그 길은 몹시 가파르며 취하다간 순식간에 넘어져 크게 다치기 때문이다.

만시지탄이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가 원팀을 선언하며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니 천만다행이다.

이 대표는 처음으로 “그간 실망스러운 모습 보여 드린 것 제가 사과드린다”고 한 말은 진정성 있게 들렸다. 2주 넘게 이어온 갈등을 풀고 의원들 앞에서 포옹하며 대선 승리를 위해 1분1초도 낭비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대선기간 당대표의 직무는 대선 승리가 지상과제인 만큼 이보다 더한 당무는 있을 수 없지 않는가.

보수의 핵심 가치는 개인의 자유, 그 자유에 따르는 무한 책임이라고 본다.
이 대표가 후일을 도모하려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윤석열 후보를 당선시키는 일에 총 매진해야 한다.

모든 것을 걸고 갈구하는 사람에겐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절박해 보이는 사람에게 동정의 눈빛도 보내고 손을 따뜻이 잡아주는 게 우리 민족의 심성이다.

이준석 당대표가 윤석열 후보와 신뢰를 구축해 대선을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대선의 승리를 어떻게 낚아채는지 그 순간을 매서운 눈빛으로 내내 지켜 볼 생각이다.

황성창 시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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