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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장난이 아니다

admin 기자 입력 2022.05.02 22:55 수정 2022.05.02 10:55

↑↑ 이수만 원장
ⓒ N군위신문
코로나19로 뜸하던 결혼식이 거리두기가 풀리자 부쩍 많이 거행하고 있다.
결혼은 예로부터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 즉 사람이 살아가면서 대단히 중요한 큰일 이라고 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기쁨과 슬픔을 늘 함께하며, 한 이불속에 자면서 사랑하고 자식을 만드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렇게 성스러운 결혼식에 초대받아 가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한 둘이 아니다.
요즘 신랑 신부는 편의상 결혼 이벤트 회사에 맡겨 결혼식을 올린다. 혼인서약을 받고 성혼선언문을 낭독하고 주례사를 하는 주례 선생도 없다.

사회자나 양가 혼주 중에 한 사람이 결혼서약을 받고, 성혼선언문을 낭독한다. 시아버지가 며느리한테 존댓말로 혼인서약을 받는 것이 뭔가 이상해 보였다. 주례가 없거나 혼인서약과 성혼선언문 낭독은 누가 하든지 이해한다고 치자.

문제는 신랑 신부가 서있는 자리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과거 주례를 많이 설 때도 몇 번 이야기 한 바 있다. 요즘 결혼식에 가보면 양가 혼주 자리도 바뀌고, 신랑 신부의 자리도 바꾸어서 예식을 올리는 것을 많이 보고 있다.

대단히 중요한 결혼식을 아무것도 모르는 이벤트회사 젊은이들에게 맡겨서 노래하고 춤추는 생쑈를 하며 장난삼아 큰 행사를 치루어도 된단 말인가.

동양의 전통혼례뿐 아니라 가톨릭의 혼배성사나 불교식 혼인예식 등도 신랑이 동쪽이고 신부가 서쪽에 위치한다. 이와 같이 동서양과 종교 의식이 모두 남자를 동쪽 여자를 서쪽에 위치하게 하는 까닭은 어디에서나 해가 동쪽에서 뜨고 해뜨는 곳이 양(陽)이며 양이 남자이기 때문이다.

또 동서(東西)의 기준은 동양의 전통혼례에서는 병풍을 친 곳을 북쪽으로 간주하고, 가톨릭에서는 성좌(聖座)가 상좌이며, 불교에서는 불좌(佛座)가 상좌이므로 그곳을 북쪽으로 간주해 설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호텔이나 예식장은 단상 있는 곳이 북쪽이다. 북쪽이 정해지면 동쪽과 서쪽은 자연히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제사 지낼 때에도 병풍 있는 곳을 북쪽으로 간주한다.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은 예법이 반대다. 제사의 지방을 쓸 때나 묘지는 여자가 동쪽, 남자가 서쪽이다. 이것 때문에 많은 사람이 헷갈리고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이다.

길을 걸을 때 과거엔 좌측통행을 하도록 했으나 우측통행으로 바뀐지 오래 되었다. 우측통행을 해야 하는데, 좌측통행을 했다고 해서 경찰이 잡아가거나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식이 없는 무식한 사람이 된다.

결혼식이나 제사 지낼 때 말썽이 많아서 정부에서는 1994년 6월 16일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에서 가정의례에 관한 의식 절차 중 혼례 시 신랑 신부의 위치, 묘지에서 부부의 위치등 준칙을 정해서 발표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건전한 가정의례 문화가 정착되지 않고 있다.

요즘 TV를 보면 이혼한 사람이 너무 많다. 특히 연예인들이 이혼을 너무 쉽게 하는 바람에 젊은이들이 나쁜 본을 볼까봐 심히 우려된다.

“결혼식을 자리를 바꾸어서 하든지, 물구나무를 서서 하든지 잘 살면 그만 이지 않나”라고 말하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세 쌍이 결혼을 하면 한 쌍이 이혼 하는 실정이라 노파심에서 결혼식이라도 장난삼아 하지 말고 좀 엄숙하게 제대로 격식을 갖추고 거행해서 제발 헤어지지 말기를 바랄뿐이다.

M.E.몽테뉴는 “좋은 결혼이 극히 적은 것은 그것이 얼마나 귀중하고 위대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러시아 속담에 “싸움터에 나갈 때에는 한 번 기도하라. 바다에 갈 때에는 두 번 기도하라. 그리고 결혼을 할 때에는 세 번 기도하라.”고 했다. 결혼이 그만큼 중요하기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하는 신혼부부에게 항상 ‘역지사지(易地思之)’ 즉 서로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보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한국컴퓨터속기학원 이수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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