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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군위 지방선거, 침묵하지 않는 집단 지성을 보면서

admin 기자 입력 2022.06.20 01:01 수정 2022.06.20 01:01

↑↑ 황성창 작가
ⓒ N군위신문
지난 1일 온나라가 시끌법적했던 지방 선거의 열풍도 지나갔다.
선거 결과는 보수 정당, ‘국민의힘’에서 공천받은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어 대선에 이은 연승으로 막을 내렸다.

군위 지역에서 드러난 부정선거를 제외하곤 대체로 큰 사고 없이 마무리 됐다.
그런데 유독 우리 고향 군위에선 선거 초반부터 매표(買票)행위로 의심되는 돈을 뿌린 불법, 부정 선거 뉴스가 지상파를 통해 전국을 도배하고 말았다. 금품수수로 발각 된 부정 행위가 선거 판도를 어떻게 바뀔 지 그 귀추가 자못 주목됐다.

난장판처럼 혼탁해진 선거판에서 군민들은 어떤 시각으로 시대 정신에 걸맞는 리더십의 군수를 선택할지 출향인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금 우리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아쉬울 것 없이 사는 자칭 선진 일류 국민임을 자부하고 있다.

그런 부자들이 뭣이 부족해 탐욕에 찌든 돈! 돈! 돈타령 부르다 왜 선거판을 엎었을까. 음습하게 부정 선거를 획책하고 돈다발로 민심을 현혹하려는 구시대적 발상, 불법, 탈법 온갖 부정 선거 행위가 대명천지에서 벌였으니 기가 막힌다.

폐가에 위장 전입하고, 동네 이장이 거소 투표를 하다 꼬리가 잡혔고, 돈을 뿌린 모 후보 처남이 경찰에 긴급 체포되는 소동도 벌어졌다. 가짜뉴스에 흑색선전까지 판친다는 뉴스를 듣자 하니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조선시대 고종 때 초시도 팔고, 진사도 팔고, 수령은 5만냥에, 관찰사는 20만냥이면 살 수 있는 매관매직이 성행했다. 망국 행위의 매관매직으로 조선 500년 사직이 기울기 시작했다.
조선왕조실록의 사실(史實)이다.

신성한 투표권을 팔아 부자될 일 없을테고, 그런 투표로 군수가 된 들 군수직을 며칠이나 유지할 것 같은가. 사헌부 암행어사 출두야! 하는 날엔 현감도 일장춘몽이다.

이로 인해 빚어지는 피해는 고스란히 군위군민에게 돌아가지 않겠나. 탐욕의 막장은 불 보듯 뻔한 폐가망신이다. 이제부터라도 관직을 돈으로 매수하려드는 자는 불문곡절하고 모가지를 비틀어 내쫓아 버리면 어떨까? 군위의 안녕을 위해서라도.

노자의 가르침에 “죄값은 언젠가는 치룬다. 하늘의 그물은 크고 넓어 엉성해보이지만 빠뜨리는 게 없다”고 했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소포클레스도 “거짓은 시간이 지나도 결코 늙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진부한 것 같아도 뿌린대로 거둔다. 죄와 벌은 아무리 늦어도 있어야할 자리로 언제나 부메랑처럼 돌아오기 마련이다.

근년에 들어 군위에서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들려오는 소식은 없고 뚠금 없이 나뿐 소식들만 쏘다니는 바람처럼 이리저리 몰려오니 출향인 마음인들 좋을 수 있었으랴.
공항유치 문제로 민심이 가뭄에 쩍쩍 버러진 논바닥처럼 갈기 갈기 찢어졌던 것도 사실이 이니던가.

송나라 때 청백리의 표상, 포증(包拯)은 후손에게 남긴 유훈에 “벼슬하는 후손 중에 뇌물죄를 범하면 집안에 들이지 말고, 사후에도 선영에 묻지 말라. 내 뜻을 어기는 자는 내 자손이 아니다”관리로서는 청렴을, 개인으로서는 정직을 강조했다.

송나라 수도 개봉에 은밀한 청탁이 통하지 않는 이는 염라대왕과 포공(包公)뿐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천년 세월이 지나서도 포증이 남긴 유훈은 지금도 우리에겐 유효하며 금과옥조로 삼아야 한다.

김영만 군수가 지난 4년의 임기 중에 군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책임을 느껴 이번 선거에 불출마선언을 했드라면 명예도 회복하고 후일을 도모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럼에도 출마를 강행한 김영만 군수에게 국민들은 어떤 심판을 내릴지 몹시 궁금했다.

덕분에 투표 당일 엎치락 뒤치락하는 군위군 개표 상황을 지켜보느라 꼬박 밤을 세웠다.
결과는 군위 사람들의 집단 지성이 김진열 후보에게 승리의 깃발을 안겨줬다.

개혁의 바람을 이르킬 새로운 인물, 참신한 김진열 후보를 군수 당선인으로 선택한 군민들의 공정과 상식에 무한한 갈채를 보낸다.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김영만 후보자는 선거에서 필패를 자초한 셈이다.

지성이란게 뭔가? 균형된 사고를 갖고 상식으로 소통하고, 합리를 바로 세우는 일 아니든가.
선거는 임금 대신 국민 앞에서 치르는 현대판 과거시험이다.

과거시험이든 선거든 권모술수에 이골이 난 정치꾼을 뽑을 수는 없지 않는가. 미국 역사 학자 제임스 로빈슨은 “선거전은 사람들을 감정의 아수라장으로 끌고 가면서 멀쩡한 판단력을 마비시킨다”고 했다. 그러나 군위 사람들은 위기의 순간에 위대한 지혜와 지성을 백분 용암처럼 분출했다.

이번 선거도 확연히 둘로 쪼개져 치열하게 한판 붙은 선거로 보였다. 스포츠게임으로 치면 백중세다. 투표결과도 박빙의 승부다. 아깝게 승부가 날수록 패자는 승복하기가 힘들 것이다. 승자는 패자의 그런 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선거 운동원들은 최선을 다하는 선거의 전사일 따름이다.

그러기에 열심히 뛴 전사들이 패한 승부에 심리적 타격도 클 것이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다. 멋진 승부를 겨뤄 피어난 그 꽃이 향기도 짙고 더욱 곱지 않을까 싶다.

이번 박빙의 승부는 긍정적으로 보자면 군위군에 에너지가 넘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에너지가 응축되어 제대로 쓰인다면 군위가 놀랍도록 발전할 것이다.

스포츠에서는 경기 순간까지 박 터지게 경기를 하다가도 승부가 끝나면 깨끗이 승복하고 악수한다. 그게 스포츠맨십이다.

정치라고 크게 다를 게 있겠나. 그렇게 되길 바란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사는 전투가 아니다. 단지 게임을 끝내기 위해 이기고 지는 역할을 가렸을 뿐이다.

권불십년이란 성어가 있다. 아무리 견고한 권력도 10년을 유지하는데 쉽지 않음을 일컷는 말이다. 한 시대를 호령했던 정치가 김종필은 “정치는 허업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허업이란 자기를 비우고 공심(公心)으로 임해야 되는 자리라는 의미에서 허업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이라면 성어나 명언을 가슴에 새겨야할 것이다.

김진열 당선인은 낙선한 김영만 후보의 군수 재임 시절의 실정을 반면교사로 삼아 정도(正道)를 시정 방침으로 하는 목민관이 길 바란다.

여러 가지 벼슬 가운데서 가장 어렵고 책임이 무거운 자리가 목민관이다. 백성들의 생활을 편안하고 따스하게 해 주기 위한 자리가 목민관 아니겠나. 그래서 목민관은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한다.

개혁과 혁신을 확실히 일귀 낼 김진열 당선인, 귀하의 당선을 축하 하면서 시정에 일말의 도움이 될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한번 펼쳐보길 제언한다.
베트남 사람들이 추앙하는 호치민도 일생 동안 머리맡에 목민심서를 두고 교훈으로 삼았다고 한다.


황성창 시인(수필가)
재부군위군부산향우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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