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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칼럼> 할일 많아야 오래 산다

admin 기자 입력 2023.02.19 22:38 수정 2023.02.19 10:38

↑↑ 이수만 원장
ⓒ N군위신문
또 한 살 더 나이를 먹었다. 언제부터 여기까지 왔는지 벌써 70대중반이라 슬프다. 정부에서 두 살을 깎아주었지만 어쨌든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등 노인 대접을 받는 나이다.

옛날 도청공무원을 그만두고 신문기자를 할 때 운전이 능숙하지 않고, 술을 자주 먹을 때라 속기학원 소속으로 운전기사를 채용해서 다녔다.

기자가 운전기사를 채용해서 다닌 사람은 전국에서 나뿐이었을 것이다. 대구매일신문기자로 영양 청송군을 담당을 할 때인데, 일요일 대구 집에서 쉬고 있는데, 청송에서 버스가 언덕에서 굴러 차바퀴가 모두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운전기사를 불러 비가 오는데도 무조건 과속으로 달리라고 채근을 하니, 사고가 날지 모른다고 했다. 그때는 “할 일이 많이 있으니 귀신도 안 잡아 갈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과 신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나이가 많아지면 누구든지 편하게 지내기를 원한다. 그러나 나는 소띠라서 그런지 몰라도 늘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팔자인가보다.

모임마다 총무는 기본이고 회장을 떠맡아서 신경을 쓰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월1일 (사)대구경북언론인회 정기총회에서 사무총장으로 선임되었고, 2월5일엔 여주이씨 금계공파회수회 총무를 맡게 되었다.

과거에도 8년간 맡아본 적이 있다. 여주이씨 장년회 총무는 2018년부터 맡고 있는데 후임자가 없어 죽을 때까지 맡아야 할 것 같다.

1년 전부터 사단법인 춘추회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다. 재구군위군향우회도 사무총장을 거쳐 회장을 맡은 후 고문이 된지 오래되었다.

대구엘더스클럽도 사무국장을 거쳐 회장을 맡은 후 지금은 이사이다. 매일신문사우회도 사무국장을 맡아 두 분의 회장을 모셨고, 오래전부터 감사를 맡고 있다.

특히 여주이씨재구종친회는 2016년부터 총무이사를 맡아 회(會)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데, 어느덧 나이가 많아 올 6월엔 회장을 맡게 되었다. 의흥중총동창회 회장도 2012년부터 후임자를 못 구해서 지금도 맡고 있는데, 올 4월엔 어떤 일이 있어도 젊은 후배한테 넘겨줄 작정이다.

초등학교동기회도 총무를 거쳐 회장을 했고, 지금도 번개모임 연락은 내가 맡아 하고 있다. 10년 전 의흥초등학교총동창회 사무총장과 100주년기념행사 준비위원장을 맡아 내가 100만원을 제일 먼저 내놓고 모금을 해서 행사를 성대하고 원만하게 잘 치렀다. 중학교동기회도 초대회장, 고등학교도 동기회장을 4년간 맡은 바 있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모임은 총무를 맡을 사람이 없어 회를 해산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은 사무총장, 사무처장, 사무국장, 총무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회장과 협의해서 월례회나 총회 날짜를 정해야 하고, 서신이나 메시지로 공문을 발송하고, 회의 장소를 예약하고, 기념품 등을 준비하고, 당일엔 1시간 전에 가서 회의장에 현수막과 태극기와 회기를 설치하고 회원님을 맞이해야 한다.

총무는 아무리 행사를 잘해도 회원들과 손님들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는 없기 때문에 실컷 고생하고 욕먹는 자리이다. 그렇다고 아무도 안 하면 어떻게 회가 운영이 되겠는가. 누군가는 희생과 봉사 정신으로 맡아줘야 한다.

나이 많은 사람이 많은 중요 직책을 맡아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며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여러 모임에서 내가 관리하는 회의 돈이 많기 때문에 만약 내가 갑자기 죽으면 복잡하다. 아내와 아들딸 5명의 도장을 받아야 은행돈을 정리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기가 끝날 때까지 오래 살아야 한다.

내가 여러 단체의 총무나 회장직을 쉽게 거절 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번 선거에 출마해서
많은 사람들한테 정신적으로나마 신세를 졌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보답하자는데 있다.
오전 8시에 집을 나서서 지하철을 타고 속기학원에 가서 9시부터 30분간 직접 강의를 한 후 춘추회에 가서 12시까지 근무를 한다.

오후 2시 속기학원에 가서 내일 강의할 것을 20분간 녹음을 해놓고, 오후3시에 또 30분간 강의를 한 후 언론인회 등 여러 가지 일을 보면서 자유롭게 사람들을 만난 후 오후6시반경 퇴근을 한다. 103세 김형석 박사처럼 할일이 많으면 죽을 수가 없고 오래 살 것 같다.

한국컴퓨터속기학원 이수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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