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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淡水會(담수회)

admin 기자 입력 2023.03.20 00:36 수정 2023.03.20 12:36

↑↑ 대구가축병원 권춘수 원장
ⓒ N군위신문
세상이 그렇게 보인다. 마치 이름이 수명과 운명, 명성 등과 떨어질레야 떨어질 수 없는 수어지교(水魚之交)처럼.

부모는 자식이 잘돼 길 바라는 마음으로 좋은 이름 지으려 이름난 작명가를 찾아다닌다. 사업을 시작할 때도 사업이 번창하고 융성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찾는다. 이름은 단순한 것 같아 보일지라도 운명을 좌지우지할 만큼 위력이 대단한 걸로 세상은 믿는다.

이름은 인품과 성품을 나타내는 그 사람의 얼굴이다. 선거철이 되면 작명가 집 앞은 정치 지망생들로 장사진이다.

길거리에는 얼굴과 이름을 대문짝만하게 쓴 현수막이 도배한다.
이름을 한 눈으로 읽어볼 수 있게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 큼직하게 쓴 명함을 유권자들에게 돌린다. 당선되었구나! 그 사람의 이름을 제일 먼저 꺼낸다.

이처럼 좋은 이름을 지으려고 세상은 가시밭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금 세계는 자국의 부국과 부강을 꿈꾸며 국명까지 바꿔가면서 안간힘 다한다. 이유는 불문하고 버마에서 미얀마, 터키에서 튀르키예, 로디지아에서 짐바브웨 등으로 바뀐 것을 보았다.

그뿐만 아니라 세상도 살아가기가 어려우면 이름을 탓하며 바꾸는 것을 흔히들 본다.
단체명, 회 명도 마찬가지다. 내가 살고 있는 고향에 『담수회』라는 단체가 있다.

이름만 들어도 고풍스럽고 멋과 깊은 뜻이 가득 담겨있는 거 같아 궁금해하며 들여다본다.
담수는 한자로 표기하는 데 따라 의미가 다르다. 담수를 『湛水』로 표기하면 저수지 등에 가두어 있는 물을 말하며, 『淡水』로 표기하면 염분의 함량이 적어 식수로 이용할 수 있는 순수한 물을 의미한다. 딱히 말하면 민물이라고 하면 될 듯하다.

그럼에도 『淡水會』를 『湛水會』로 오인하고 무의미하게 생각했다.
어느 날 직장 따라 사느라 고향을 떠나 지내시던 지인으로부터 ‘담수회보’를 받았다. 처음엔 긴가민가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들여다보았다. 생각 외였다.

담수회는 공자의 경전을 연구하며 실행하는 유림 단체다.라는 거를 알고 관심이 끌렸다.
달나라 가는 요즘 세상에 공자의 말씀이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세상이 이처럼 밝고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사람 됨됨의 인성을 배워 가면서 예절과 의리 믿음과 지혜가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했다.

일상에서 사회 문화 종교 등을 통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살아가는 것도 찌든 삶에 좋은 하나의 방편이 되지 않을까 한다.

종교를 통하여 알고 지내는 교우가 있다. 그는 정년 퇴임한 분으로 담수회 군위 지회(이종준 지회장)를 맡고 있다.

주일마다 반가운 얼굴로 서로의 평화 인사를 나누고 한다.
어느 주일, 미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담수회 가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공자의 경전을 연구하는 유림 단체라는 데 뜻이 있어서다. 교우는 반색하며 며칟날 집으로 방문하겠다고 한다.

오랜 공직 생활에 젖은 탓 인지 시간관념은 철저했다. 약속한 시각에 맞춰 운영위원 한 분과 같이 오셨다.

담수회 가입하는 데 필요한 기재 사항이 있다며 서류를 꺼낸다. 일반적으로 어느 회에 가입하려면 뜻만 밝히면 되는데 좀 의아했다.

서류를 작성하고 담수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담수회 뜻도 모르는 사람에게 자문위원이란 중책을 맡긴다.

그러고 2023년 3월 10일 정기총회 개최한다며 참석해 달라고 하고선 자리를 뜬다. 당황하면서도 내색할 수 없어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다. 무얼 알아야 이야기할 수 있지? 걱정되어 돌려보낸 뒤 담수회에 관한 연혁을 살펴보았다.

담수회는 60년 전 1963년 10월 10일 대구시 공산면 지묘동(현 주소:대구시 동구 지묘동) 달성 서씨 재실에서 영남 유지 5명이 발기했다.

설립 초기는 상호 간의 친목과 상부상조를 도모하자는 것이었으나 그 후 윤리·도덕, 예의염치, 인성교육, 전통 윤리 사상 민족문화창달 계승 등을 목적으로 영남지역의 유림 39명이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군위 지회는 8년 전 2015년 12월 29일에 창립하였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정대로 2023년 3월 10일 10:00 정각에 생활문화센터 회의실에서 회원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처음으로 참석하는 나는 회원들이 누구인지 잘 몰라 약간의 긴장이 된다. 유림 냄새가 등천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회의실에 들어간다.

낯선 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두 아는 분들이라 다행이었다.
식전 행사에 김진열 군수 박수현 의장의 인사 말씀이 있었다. 곧바로 회의가 시작된다. 이종준 회장이 우리는 밝은 미래를 위해 참신한 인성교육으로 해이해져 가는 사회 분위기를 바로 잡는 데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인사 말씀이 있었다. 뒤이어 홍영선 담수회 편집위원장님의 특강이 있었다.

담수회 본부 소개, 담수회 목적, 목적 달성을 위한 사업 등을 소상히 밝히면서 담수회원으로 본연의 의무를 다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특강을 마친다.

담수『淡水』는 물같이 담백해야 한다는 담약수『淡若水』에서 따 온 말이다. 라는 것을 깊이 새겨들었다. 수백 년이 지나도 『淡水會』는 『淡水會』라고 하면 좋겠다.

대구가축병원 원장 권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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