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독자마당

<기자수첩>아름답고 값진 땅방울-수해민들 빠른 일상으로 복귀

admin 기자 입력 2023.09.04 00:08 수정 2023.09.04 12:08

↑↑ 대구일보 배철한 부국장
ⓒ N군위신문
지난 10일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강타한 가운데 집중호우가 내린 군위지역이 유래없는 피해가 발생해 안타깝다.

가옥이 침수돼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농경지는 침수돼 물이 빠지고 드러난 몰골은 쑥밭이돼 처참하기까지 했다. 수해주민들은 그져 넋놓고 하늘을 원망하며 망연자실했다.

이번 태풍은 실로 엄청난 피해를 불러왔다. 넋 놓고 있을 수만 없을 터. 공무원들의 발 빠른 대처와 대민지원, 각 지역의 각계각층이 복구에 힘을 보태면서 서서히 일상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가 군위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군위군은 재정적 부담을 덜었으며, 피해주민들은 좀 더 높은 지원을 받게 됐다. 참으로 불행중 다행이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지난 8월 13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수해가 큰 효령면을 찾았을 때 수행하면서 피해상황을 소상히 전하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강력히 건의했다.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거짓말 같이 군위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것이다.

요즘 군위군 공무원들은 피로가 겹쳐 보여 안쓰럽기까지 하다. 본연의 업무에다 하루가 멀다하고 수해복구 현장으로 달려가 사력을 다해 하루라도 빨리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폭포수 같은 값진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타 지역에서도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하나 둘 연이은 복구의 손길을 내밀고 침수지역의 무릎까지 오는 뻘을 걷어내고, 각종 오물·쓰레기를 치우는데 온힘을 쏟아붓고 있다.
이처럼 따뜻한 복구의 손길로 빠르게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복구의 손길은 요원한 실정이다.

최근 전국 신문·방송은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군위지역이 유래없는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로 도배했다. 그런데도 수해 현장에는 자녀들이나 형제·자매 지인들의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내 부모형제가 사는 고향집이 물에 잠겼다면 자다가도 뻘떡 일어나 달려와 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봉사자들은 참말로 소가 화낼 일이다. 고향이 물에 잠겨도 걱정이 않되는 것인지, 부모들이 너거들 안와도 일 할 사람 천지다고 오지말라고 했는지. 눈 딱고 봐도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일침했다.

남들도 두팔걷고 나서는데 이거는 아니지 아니한가?.
예견치 않은 재난복구에는 너·내가 없다. 다같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동참해야 한다.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달려와 몸사리지 않고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는 자원봉사자들이 존경스럽다. 본연의 업무만해도 벅찬데 연일 수해복구 현장을 찾아 땀방울을 흘리며 대민 지원에 나선 공무원들도 존경스럽다.

모두의 아름답고 값진 땀방울이 수해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어느정도 복구가 되고 주민들이 평온을 찾아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뒷마무리까지는 지원의 손길이 아쉬운 대목이다.

객지에 나가 있는 자녀분, 지인들, 일손은 거들지 않더라도 한번이라도 고향 수해지역에 와서 땡볕에서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에게 시원한 냉수 한사발 권하며 고맙다고 격려의 말 한마디라도 해주면 좀 더 힘이 나지 않을까.

자원봉사자들의 복구지원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공무원들이 머슴도 아니고, 죄인도 아니다. 그저 군민만 바라보고 군정에 충실한 한 사람일 뿐이다.

대구일보 배철한 부국장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