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독자마당

[기자수첩]태풍 ‘카눈’ 피해주민 상처는 언제쯤 아물지

admin 기자 입력 2023.11.20 15:04 수정 2023.11.20 03:04

↑↑ 대구일보 배철한 부국장
ⓒ N군위신문
선선한 가을바람이 그리울 정도로 요즘 날씨가 옷깃을 여미어야 할 정도로 차갑다.
누렇게 익은 황금들판이 콤바인 기계소리가 멈추자 깜쪽같이 사라지고 들판에는 마늘·양파가 파종됐다. 농민들의 땀방울로 가을추수가 끝난 셈이다.

지난 7월 1일 군위가 대구광역시에 편입됐고 따라서 도로방향표지판, 관공서 및 법인단체 표지판도 군위군에서 대구광역시 군위군으로 명칭이 바꿨다. 아직까지 대구편입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 주민들은 의아해 하기도 한다.

군위군이 대구광역시로 편입됐지만 주민들은 아직까지 지난 군위군 사람 의식수준에 머물러 있다. 명칭이 바뀌고 선거구까지 바뀌면 서서히 대구시민 의식수준으로 바뀌지 않을까 기대한다.

얼마전 의흥면 일부 주민들이 “돼지 똥냄새 때문에 사람이 못살겠다” 대책을 강구하라며 군청 앞에서 주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머리띠를 두르고 꾕가리를 치며 집회를 벌였다. 오죽 답답하면 관공서 앞에서 집회를 벌이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누구하나 위로해 주는 사람 없고 지나는 사람마다 힐끗힐끗 남의 일 구경하듯 쳐다보며 지나간다.

지난 8월 10일,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군위전역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특히 병수리는 농작물은 물론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피해규모가 커 특별재난지구로 지정됐다. 피해 주민들은 그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밤잠을 설치기 일쑤라는 소식에 안타깝다.

피해 주민들은 ‘수해피해보상대책위원회’컨테이너 사무실을 비치하고 태풍 ‘카눈’이 몰고온 폭우로 제방이 터진 것은 “인재다”며 현실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무실을 내고 집회에 나섰지만 군위군 관계자들이나 군위군의회도 남의 일인양 강건너 불구경이다.

급기야 군수 면담을 요구했고 면담이 이뤄져 병수리 ‘수해피해보상대책위원회’ 위원 일행은 건의사항으로 농로정비, 제방안 사토정리, 증산보 철거, 수문 펌프장 설치, 자연재해예방사업 확장 등을 건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큰 성과를 거둔 셈이다.

하지만 피해 재조사, 재해지원금 현실화, 재방파손 원인 분석 등 요구사항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재조사에 대해서는 재조사에 나서보겠다고 했지만 보름이 지나도 깜깜 무소식이고, 재해지원금 현실화는 기준대로 집행했기 때문에 더이상 어쩔수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늘어놓았다는 것이다.

특히 재방파손 원인이 ‘인재’라며 재조사를 요구했을 때는 “전문가를 불러 적극 검토해 보겠다”가 아니라 관계자가 나서 “아직까지 자연재해를 인재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냐”며 면전에서 면박을 줘 참을 수 없는 수모를 당했다고 분개했다.

병수리 수해피해보상대책위원회는 앞으로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되는대로 국가기관을 상대로 모든 민원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해 해당기관을 상대로 싸워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잘 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당국은 주민들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주민들은 당국의 어쩔수 없는 절차상 이해를 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안이 길게길게 끌어지면 끌어질수록 아름다운 변화, 행복한 군위는 멀어질 뿐이다.

대구일보 배철한 부국장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