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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라져가는 미풍약속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해야 한다지만

admin 기자 입력 2024.02.19 19:58 수정 2024.02.19 07:58

↑↑ 배철한 부국장
ⓒ N군위신문
어릴때는 매년 기다려지는 것이 설과 추석명절이다.
맛있는 음식과 선물, 특히 용돈을 두둑히 챙길 수 있다는 기대심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명절이 다가오면 괜히 짜증이 나고 명절이 오기전에 몸살이 나는 등 명절 증후군을 앓는 이가 있다.

대부분 일평생 가족들을 위해 조연으로 살아가는 주부들일 것이다. 차례상 준비부터 가족, 친지, 지인들의 방문에 음식상을 차려야 하고, 모두가 떠나고 나면 설거지 등 뒷정리에 몸살이 절로 난다.

한숨 쉬는가 했는데 곧바로 친정행이다. 친정에 가면 비교적 손님대접을 받는다. 친정 엄마를 벗삼아 시댁과 남편 흉도 보고 쌓인 스트레스 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설과 추석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우리 고유의 명절이다.

아이들에게는 그져 즐겁고 신나는 명절이고, 성인 남자들에게는 차례를 지내는 것이 의무적으로 진행돼 왔다.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주부들은 그야말로 반갑지 않은 명절로 기억될 뿐이다.

최근들어 이같은 미풍양속 뿐만아니라 제사를 비롯한 장사(장례)문화까지 간소화로 이어지고 있다.

오곡백과를 차려 놓고 조상들을 추모하던 추석명절은 아예 차례를 지내지 않거나 산소를 찾아 성묘로 대신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는 음력 8월 중 벌초때 산소에 잔을 드리는 것으로 추석명절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설 명절도 성묘를 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대 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몇년 내 이같은 예도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제사, 장례 등 유교문화(풍습)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급변하고 있는 추세다. 제사의 경우 이때까지 4대봉사(즉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고조부모 등을 받들어 모시는 제사를 말한다)를 지내왔다.

요즘 들어서는 4대봉사를 길일을 택해서 한꺼번에 제사를 모시는 등 간소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장사문화 또한 급변하고 있다. 매장이 점차 사라지고 화장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보통 3일장을 치르고 삼우제(삼오제)를 지내고 탈상을 했으나 요즘은 3일장을 치르면서 거의가 곧바로 탈상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사나 장사문화가 간소화되는 것은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해야 한다지만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과 추석 등과 단오, 동지, 정월대보름 등 미풍양속이 사라져가는 것에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앞으로 짧으면 몇년 내 설, 추석명절은 챙길이가 없으니 합의 하에 지금부터 미리 없애자는 집안도 있다. 향후 10년 내 우리의 미풍양속이 몇가지가 남아 있을지 새삼 우려스럽기는 하다.


대구일보 배철한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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