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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기획/특집

새해여행-갑진년 청용의 기운 받으로 군위로 오세요

admin 기자 입력 2024.02.19 20:15 수정 2024.02.19 08:15

삼국유사의 고장
낭만이 깃든 군위여행

청룡의 기운이 가득한 2024년이 밝았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의 묵은때를 씻어 내기에 여행만 한 것이 있을까? 자연이 아름다운 청정 군위에서 새해 심신의 안녕을 빌며 힘차게 출발해보는 건 어떨까?

-그때 그 시절의 추억, ‘시간 여행’하기 좋은 곳
<군위 화본역과 엄마아빠어렸을적에>
↑↑ 엄마아빠어릴적에
ⓒ N군위신문

군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레트로 여행지다. 그러나 최근 군위 역시 레트로 하면 빠질 수 없는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군위 레트로 여행의 중심에는 화본역과 ‘엄마아빠어렸을적에’가 있다. 역사(驛舍), 학교, 농가 등 자연스럽게 쓰임을 다한 낡은 건축물들이 여행 명소로 재생한 것이다.

화본역은 1938년 2월 중앙선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도 군위에서 유일하게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다. 일제강점기에 건축한 역사(驛舍) 형태를 유지하고 있기에 실제 역이라기보다 드라마 세트장 같은 인상을 준다.

이를 증명하듯 화본역은 ‘네티즌이 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에 이름을 올렸고,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 ‘손현주의 간이역’에도 등장했다.

화본역은 실제 역이지만 관광 명소답게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높이 25m, 지름 4m 급수탑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급수탑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1930년대 말, 열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했다.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서 꼭대기를 쳐다보면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다. 급수탑 내부 벽면에 ‘석탄 절약’ ‘석탄 정돈’ 등 낙서가 두서없이 새겨졌는데, 건축 당시 인부들이 남긴 것으로 추측한다.

역 앞 광장에는 박해수 시인의 ‘화본역’ 시비가 있으며, 역사 왼쪽에는 폐차한 새마을호 동차를 활용한 레일카페(주말·공휴일 운영)가 자리한다.
운영 시간은 11~2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연중무휴). 입장료는 만 6세 이상 1000원이다.
↑↑ 화본역
ⓒ N군위신문

한편 화본역에 열차가 드나드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2024년 12월 중앙선 복선 전철화 공사가 완료되고 철로가 이설되면 화본역은 폐역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역의 기능은 의흥면에 설치하는 군위역으로 이전된다.
화본역 열차 여행의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서두르자.

엄마아빠어렸을적에는 화본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1954년 4월 개교해 2009년 3월 폐교한 옛 산성중학교 건물을 활용해 1960~1970년대 화본마을 생활상을 전시한 농촌 문화 체험장이다.

교실에 있는 칠판과 책상, 오르간, 학습 게시판, 난로 등이 4050 세대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문방구와 만화방, 이발소, 구멍가게, 연탄 가게, 사진관, 전파상 등도 그대로 재현했다.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며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즐길 거리 역시 다양하다.

옛날 교복 입기와 사륜 자전거 타기, 추억의 도시락과 달고나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하다.
석고 공예, 야생화 체험, 원예 치유, 꽃차와 쿠키 만들기는 언제 배워도 재미있고 유익하다. 화본 지역 농산물도 판매한다. 엄마아빠어렸을적에는 가족 여행지답게 미취학 아동이 즐길 수 있는 에어바운스, 꼬마기차도 운영한다.

운영 시간은 11~2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연중무휴). 입장료는 중학생~어른은 3000원, 만 3세~초등학생은 2500원이다. 일부 체험 프로그램은 유료이며 토·일·공휴일에만 예약제로 운영하니 미리 확인해야 한다.

-‘느림’과 ‘여백’이 충만한 곳
<한밤마을, 화산산성 전망대 등>
↑↑ 한밤마을
ⓒ N군위신문

군위는 넓다. 전체 면적이 대구의 약 41%를 차지할 만큼. 그런데 인구수는 대구 총인구의 1% 미만에 불과하다.

땅 넓고 산 많고, 드문드문 사람이 있으며 나머지 공간은 맑은 물과 공기가 채우는, 유독 여백이 많은 곳. 모두가 ‘변화’니 ‘성장’ 따위를 운운할 때, 세상의 소동에 한 발 떨어져 느리게 멈춰 있다.

영화 ‘리틀포레스트’ 촬영지는 주인공 ‘혜원’의 집으로 활용되었던 장소이다. 주인공이 요리를 하고 밥을 먹고 친구들과 추억을 쌓는 주요 공간이었던 이곳은 촬영 이후 군위군에서 관리하며 관광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주인공이 타던 자전거 등 당시 사용했던 소품들이 곳곳에 남겨져 있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예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길 수 있다.
↑↑ 영화 리틀포레스트 촬영지
ⓒ N군위신문

부계면 남산리에 자리한 군위 아미타여래삼존석굴(국보)은 통일신라 초기 팔공산 북쪽 암벽에 형성된 화강석 동굴에 만든 사원이다.

석굴의 전체 높이는 4m를 조금 웃돌며, 내부의 본존불을 비롯해 좌우 보살상은 높이 2~3m다. 원형 석굴 입구가 동남쪽을 향해 빛이 잘 든다.

그 외형을 보면 자연스럽게 경주 석굴암 석굴(국보)이 떠오르는데, 아미타여래삼존석굴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석굴이고 경주 석굴암 석굴은 인공적으로 창건한 점이 다르다. 조성 연대도 아미타여래삼존석굴이 100여 년 앞선 것으로 알려진다.

아미타여래삼존석굴과 함께 팔공산 북동쪽에 자리한 한밤마을은 가옥이 대부분 전통 한옥 구조다.

과거 부림 홍씨 집성촌으로, 이 가문의 종택인 군위 남천고택(대구민속문화재)이 오늘날까지 마을에 남아 있다. 본래 한밤은 한자로 ‘대야(大夜)’였으나 부림 홍씨의 시조 홍란이 밤 야(夜)를 밤 율(栗)로 고쳐 현재 ‘대율(大栗)’로 전해진다.

마을에는 군위 대율리 석조여래입상(보물)이 있으며, 석조여래입상을 지나면 총 길이 6.5km에 이르는 돌담이 펼쳐진다. 1930년경 큰 홍수 때 마을에 떠내려온 돌로 축조했다고 전해지며, 잘 다듬은 벽돌과 달리 자연스러운 투박함이 인상적이다.

한옥 마루에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있으니 한적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이곳에 방문해 보자.

당연한 얘기지만, 전망대의 본질은 전망에 있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광활하고 찬란한 풍경을 선사한다.

화산산성 전망대는 본질에 충실하다.
타워라든가 쇼핑센터라든가 하는 자질구레한 치장 따윈 없다. 화산산성 전망대가 가진 건 오로지 ‘전망’뿐이다. 그런데 그 전망 하나가 전부여도 좋을 만큼, 풍경이 가진 힘이 세다.

수채화처럼 이어지는 높고 낮은 산들과 군위호, 그리고 계절에 따라 피는 갈대와 코스모스, 해바라기가 풍경을 채운다.

여기에 원색의 풍차가 떨어트린 빈티지함 한 방울까지. 액자 포토존의 인기가 상당한데, 사실 이런 풍경 앞에선 굳이 액자가 필요 없다. 눈 닿는 곳이 곧 그림이기 때문이다.

-‘삼국유사’, ‘일연’의 고장
<인각사, 일연공원>
↑↑ 인각사
ⓒ N군위신문

군위는 ‘삼국유사의 고장’이다.
학창시절 역사, 국어시간에 들어봤던 바로 그 ‘삼국유사’다.
삼국유사는 고려 충렬왕 7년(1281)에 저술한 역사책으로, 단군 기자 대방 부여의 자취와 신라 고구려 백제의 역사를 두루 수록하고 있다.

더불어 불교에 관한 기사·신화·전설·시도 풍성하게 담고 있다. 삼국사기와 더불어 가장 오래된 역사책이나, 원판은 사라지고 조선 중종 때 재간된 5권 3책이 전해지고 있다.

보각국사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한 곳이 인각사다. 신라 선덕여왕 시절 의상대사가 세웠다고도 하고, 원효가 창건했다는 설도 전해지는 절이다.

고려 충렬왕이 왕명으로 크게 중건하고 토지를 내렸고, 일연은 이곳을 은거지로 정하고 삼국유사를 비롯한 불교 서적 100여 권을 저술했다.

인각사는 이렇듯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사찰이지만, 현재 사찰의 모습은 썰렁한 편이다. 일주문도 없이 도로 옆에 전각 몇 개가 있을 뿐이다.

인각사에는 큰 법당인 극락전, 일연스님의 영정을 모신 국사전 그리고 새로 세운 명부전, 허름한 미륵당과 작은 산신각이 있다.

그리고 일연스님의 부도와 부도비인 보각국사 탑과 보각국사 비 그리고 인각사 삼층석탑과 인각사 석불좌상이 있다.

인각사는 2차선 도로와 바로 맞붙어 있다. 도로 맞은편에는 군위군을 두루 적시는 위천이 흐르고 물굽이에 깎아지른 바위 절벽이 병풍을 형성하고 있다.

행렬을 이룬 날카로운 바위 조각이 마치 기린의 뿔을 닮아 인각사(麟角寺)라 했다는데, 정작 그 명칭은 학이 노닐만한 곳이라는 학소대다.

군위군은 학소대에서 위천을 따라 약 1.5km 산책로를 조성했는데 바로 일연테마로드이며 산책로 끝은 일연공원이다. 명칭은 공원이지만 실상은 삼국유사 야외전시관이라 할 만하다. 산책로를 따라 향가의 공간, 고승의 공간, 건국신화의 공간, 설화의 공간 등이 이어진다.

향가의 공간에는 서동요, 도솔가, 헌화가, 처용가, 제망매가, 찬기파란가, 모죽지랑가 등이 나열돼 있다.

설화의 공간에는 후백제를 세운 견훤의 탄생, 신라 신문왕이 아버지 문무왕을 위해 세웠다는 감은사 설화를 담은 만파식적 등을 소개하고 있다.

공원은 넓은 부지에 풋살장과 캠핑장 등을 갖추고 있다. 하천 건너편 수직 절벽에는 인공폭포를 설치해 놓았으며 일연공원 바로 위는 2010년 완공한 군위댐이다.

<삼국유사테마파크, 사라온이야기마을>
↑↑ 삼국유사테마파크
ⓒ N군위신문

이외에도 어린 아이들과 함께 가볼만한 곳으로 삼국유사테마파크와 사라온 이야기 마을을 추천한다.

삼국유사테마파크는 단군신화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와 주제들로 꾸며져 있어 포토 스팟(장소)도 많고 전통놀이, 승마체험장 등이 있어 다양한 체험을 하기 좋다. 또 회전목마, 미니 바이킹, 범퍼카, 해룡슬라이더 등이 있어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딱이다.

참고로 2월 29일까지 눈썰매 축제를 진행하고 있으니 겨울이 가기 전에 아이들과 짜릿한 추억을 쌓기 좋다.(http://www.gunwi3964.co.kr/)

군위읍 옛 군청부지 7948㎡의 터에 자리잡은 사라온이야기마을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와 문화·관광이 어우러진 테마공원이다.

이 공원은 적라촌, 적라청, 적라골 3개 구역으로 구성돼 있고 전시체험시설 17개동, 휴식공간 3개동 등 모두 20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사라온이야기마을은 올해부터 무료로 개방되며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 http://saraon.or.kr/)
↑↑ 사라온이야기마을
ⓒ N군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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