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독자마당

휴양림의 등산길

admin 기자 입력 2024.03.04 10:48 수정 2024.03.04 10:48

↑↑ 서영배 씨
ⓒ N군위신문
우리의 삶은 등산길과 같다. 오르막과 내림막이 공존하는 게 우리 인생이다.
산은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심리를 가장 먼저 느끼게 해준다. 나무는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늘 푸른 꿈을 심어준다. 우리는 등산을 통해 계절에 따라 변하는 산의 오묘한 변화를 느낀다.

특히 봄을 맞은 산에는 찔레꽃, 개나리가 개화하여 우리의 마음을 간질거린다.
우리는 마음 깊숙이 간직하고 있던 가장 곱고 깨끗한 순수함을 봄을 맞은 산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마치 아름다운 산골 색시의 모습에 사내의 마음을 녹아버리는 것 같이 말이다.
어느 샌가 바람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여인의 손길처럼 목덜미를 간지럽혀 준다.

어제도 오늘 비가 내려 나뭇잎이 아직 젖어 있다. 하지만 내일 날씨가 맑아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면 다시 찬란한 푸른빛을 띨 것이다.

푸른 나뭇잎과 대비되는 낙엽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마치 이별 후 사랑의 흔적 같다. 너무도 뜨겁게 사랑했지만 결국 슬픈 이별을 맞이할 수 없는 비련의 연인 같다.
등산은 미래의 앞길을 자기혼자 개척해 나가는 일과 같다.

능선하나 넘으면 조금만 평탄한 길이 나오다가 다시 오름 길이다. 휴양림의 등산길은 소리의 깊이가 산의 높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산의 높이와 소리의 신비스러움 깊이는 비례하는 걸까.

이 세상에서 맑고 순수한 것들이 더러 있지만 숨을 씩씩거리며 등산하면서 들어 마시는 공기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맑고 순수한 것들만 모아 놓은 것 같다.

오염되고 더러워진 봄의 공기로 씻어내는 행복감, 고통을 참고 이겨내면 가장 높은 산봉우리 뒤에 올라와서 외쳐대는 울림의 메아리 소리, 우리는 휴양림의 산야에서 우리의 삶을 배워야 한다.

등산길은 우리의 인생길이다. 맑고 고운 바람으로 휴양림의 산길은 오늘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삼국유사면 가암1길 서영배 씨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