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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군민의 피같은 혈세가 세고 있다

admin 기자 입력 2024.04.17 22:30 수정 2024.04.17 10:30

 
↑↑ 대구일보 배철한 기자
ⓒ N군위신문 
사류는 정치꾼이고, 삼류는 공무원, 이류는 기업인이다. 여기서 일류는 우리 국민이다. 시중에 떠도는 언어들이다.

지난 4월10일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주던 사류 정치꾼들의 잔치는 국민의힘 참패로 끝이 났다.

대구광역시 군위군민들은 일상으로 돌아와 자두, 복숭아꽃 적과에다 마늘, 양파 밭을 관리하랴 못자리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몇일 전만해도 산불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던 공무원들도 때마침 내린 봄비로 모처럼 산불로부터 해방됐다.

군위군은 지난 20여 년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민선시대를 맞아 8번의 선거를 치루면서 군민들의 분열은 반목돼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어보인다. 갈등을 격으면서도 군위군은 일생일대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대구경북 주민들의 숙원이던 통합신공항을 성공적으로 유치했고, 유치 조건으로 앞세웠던 군위대구편입이 극적으로 이뤄졌다.

이러한 도약의 발판아래 군위는 이제 주어진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있다.

대구에 편입되면서 개발예정지로 묶인 지역주민들은 요사이 걱정이 태산이다. 도통 잠이 오질 않는다고 하소연이다. 군부대도 옮긴다 하고, 대구 염색공단, 쓰레기매립장, 화장장 등 대형 사업들이 줄줄이 군위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의 알아듣기 쉬운 설명에도 불구하고 내 집 근처에 무엇이 들어오는지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집을 지어야하나 이사를 가야하나 귀로에 서있는 주민들이 많다.
당국의 좀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선 자치시대가 도래하면서 지난 20여 년간 자치단체장들은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벌여온 사업들이 해가 갈수록 예산만 잡아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대책은 없는 것일까?

군위는 일연 선사가 천년고찰 인각사에서 삼국유사를 저술한 유서 깊은 고장. 삼국유사의 고장이다. 몇 해 전 고로면을 삼국유사면으로 개정했다.

삼국유사의 고장답게 군위를 전국에 알릴 삼국유사테마파크도 조성했다. 투입된 예산만해도 1천300여 억원이다.

문제는 위치 선정이다. 삼국유사와 동떨어진 의흥면 수십만평의 산을 사들여 조성했다. 삼국유사의 의미를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군위군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건립한 국민체육센터, 문화예술의 불모지에 건립한 문화교육회관, 테마가 있는 사라온이야기마을도 수백여 억원을 들인 야심작이다.

특히 군위군민들의 숙원이던 삼국유사 군위종합운동장 또한 괄목할만한 치적사업이다. 그러나 문제는 접근성이다. 통행이 자유롭지 못한 외통수 길 하나 뿐이기 때문이다. 이용에 불편하기 짝이 없다.

왜? 누가? 무엇 때문에 역사적인 의미와 접근성도 동떨어진 위치에다 수백 수천억 원을 들여 사업을 추진한 것일까? 의문을 금할길 없다. 짐작컨데 해당 자치단체장의 고집과 오판 때문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시설들을 관리 보존하는데 연간 50여 억원의 혈세가 들어간다는데 있다.
이제와서 따지는 것이 무슨 소용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해당 단체장은 흐르는 역사앞에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반성해야 한다.


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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