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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가축병원 권춘수 원장 |
| ⓒ N군위신문 |
한창 피 끓던 30대 한국청년회의소의 슬로건이다. 1977년 군위 청년회의소 명칭으로 가입하였다. 창설 당시 주위 사람들로부터 우려와 염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단체생활 하기가 힘들었기 때문 일지도 모른다.
청년회의소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종과 국경을 초월하고, 지역 사회봉사와 개인 능력 개발, 지도 역량을 배양하여 더욱 나은 복지건설에 앞장서 왔다.
봉사단체로서 선도적 역할을 해왔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활동하는 동안 선, 후배를 사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예절을 배웠다. 윤리와 도덕을 지키면서 자기개발 능력에 최선을 다했다.
또한 자기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고 깨우치고 익힌 것을 실행에 옮긴 것도 배웠다. 우직하고 강인한 정신으로 사회를 끌어 나갈 투철한 사명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배움의 광장에서 몸과 마음을 튼튼히 다듬으면서 충·효·예의 정신을 몸에 익혀가며 청년기를 모두 불태웠다.
원대한 희망을 꿈꾸며 사회에 진출하였다. 어엿한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서 왔다. 이것을 바탕으로 우리는 가난에서 벗어나 건전하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디딤돌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하고 싶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 찌든 가난에 힘겨웠던 시절 콩 한 조각 나눠 먹었지만, 생활이 안정되고 삶이 풍요로워지면서 인심이 각박해지고 인정이 사라진 걸 보면서 가슴 아프다. 살아가기 위해 사람들은 서비스란 아름다운 말을 쏟아내면서 생업에 종사한다. 이것이 오늘의 현주소일지.
이제 사람들은 무한한 서비스를 받기를 좋아한다. 서비스는 덤이고 공짜라는 개념이 머리에 박혀있다. 그래서 서비스 없는 곳에는 사람도 그림자도 없다.
삶에 허덕이는 사람에게는 가혹한 처사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장사한답시고 이것 떼고 저것 떼고 남는 것 빚뿐이다.
그럼에도 하지 않으면 온 식구가 굶어 죽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해야 한다.
서비스란 말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속은 썩을 대로 썩은 고인 물과 같다.
시대의 흐름에 자신도 모르게 서비스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적 있다.
산림조합에서 올 2월 초 휘발유 면세유 나왔다며 주민등록증과 도장을 지참해 오십시오. 안내 문자가 왔다. 면세유 확인서를 받아 책상 서랍에 넣어 두었다.
며칠 후 시내 볼일이 있어 차를 세차하려고 세차장으로 갔다.
가면서 휘발유 20리터 통 3개를 가지고 갔다. 세차장에 도착했다.
마감 시간이 다 되었다면서 내일 오세요! 하는 글을 써 붙어 놓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차를 몰고 주유소에 갔다. 휘발유를 받으려면 휘발유 주유기 앞에 서야 하는데 깜빡하고 등유 주유기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직원이 달려와 나를 힐끔쳐다 보고 말통이 어디 있습니까 하고 퉁명스럽게 묻는다.
말속에도 달콤한 맛이 있는데 찾아볼 수 없다. 약간의 짜증스러운 불평이 섞여 있는 듯 보인다. 아무렇지 않은 듯 뒷좌석에 있다고 했더니 기분이 상해던지 직원은 들릴락 말락 한 음성으로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귓전을 의심케 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그렇게 말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오늘따라 이상한 모션에 나도 의아했다. 직원이 뒷좌석에 있는 20리터 말 통하나를 꺼낸다.
말 통에 까만 글씨로 휘발유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고 활들 짝 놀라면서 휘발유 넣는 통에 등유를 넣으면 큰일 난다고 하며 큰 소리 지른다.
난청도 아닌데 함부로 대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정신이 없어 그랬네. 미안하다고 하면 될 터인데 어른답지 못하게 속에서 욱하는 것이 올라왔다.
차를 몰고 휘발유 주유기 있는 데로 오라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일그러진 얼굴로 뒷좌석에 있는 말통 3개를 꺼낸다. 입을 부루퉁하게 해서 말 통에 휘발유를 넣는다.
휘발유를 넣을 동안 차 안에 있었다. 말통에 휘발유를 다 넣고 차 안으로 옮겨야 하는데 직원이 또 구시렁거리는 소리를 한다.
황급히 차에서 내려 뒷좌석에, 말통 3개를 다 넣었다. 말통을 옮기려다 허리를 삐끗했다.
밤새도록 잠을 한숨도 잘 수 없었다. 무한한 서비스를 받기를 좋아하는 세상에 약간의 아쉬움이 들었다. 헐벗고 굶주림에 허덕였을 때 조국의 미래는 청년의 힘으로라는 슬로건 아래서 젊음을 불태웠던 시절이 떠오른다.
어른을 공경하고 선, 후배를 사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예절을 배웠다. 이젠 이러한 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로 되어버렸다. 넘치는 패기와 따뜻한 사랑 같은 말은 흔적도 없다. 꽁꽁 얼어붙은 싸늘한 찬 기운만 가득하다.
다 빠진 머리에 오다가다 남은 머리카락이 몇 개 붙어있다. 바싹 마른 체구에 볼품이라고 하나도 없다.
젊은이 보기엔 내 모습이 어떻게 비쳤든지 경박스러운 언행에 씁쓸하고 마음이 무거웠다.
사정 이야기를 하고 도와 달라고 부탁하지 않은 내 잘 못도 없지 않았지 만,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여태까지 휘발유를 넣으려 가면 주유소에서 말 통을 꺼내서 휘발유를 넣고 차에 실어주고 했다.
그럼에도 오늘따라 퉁퉁 부은 얼굴에 구시렁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고 이해할 수 없었다.
차가운 좌절감으로 고통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생각하면 할수록 부족했고 모든 게 허점투성이였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고집을 부린다.
꼰대라는 말을 듣지 않을 수 없다. 나이가 많아지면 철없는 아기가 된다는 말이 있다. 시대 흐름에 순종해야 함에도 고집을 굽힐 줄 모르는 사람들 볼 적마다 가슴이 조여든다.
이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긴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해야 할 시간이 슬금슬금 다가온다. 그럼에도 고루한 패러다임을 선 듯 버리지 못하고 참혹한 미련 속에 갇혀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 진다.
삼강오륜에 장유유서(長幼有序)가 있다.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 반드시 지켜야 할 질서와 예의가 있다. 우리는 파란만장한 세월 속에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이를 배우고 익혀왔다. 이것이 오늘날의 평화 우정 사랑으로 세상을 훈훈하게 달군 주역이었다.
어른이라고 ‘에헴’한 것은 옛날, 지금은 젊은이들이 나래를 펼치고 세계를 훨훨 날아 다닐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어야 할 때다.
소소한 이야깃거리에 귀중하고 소중한 하루를 헛되게 보냈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
조국의 미래는 청년의 힘으로 하는 슬로건을 다시 한번 기억하며, 어떠한 정신적 고통과 아픔이 있어도 참고 감내하면서 하루빨리 정국이 안정되어 활기 넘치고 공경과 배려가 살아있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대구가축병원 권춘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