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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독자마당

텅빈 마을에 청년이 돌아오려면…지역의 미래 품은 희망주택 늘려야

admin 기자 입력 2025.09.04 13:00 수정 2025.09.04 01:00

↑↑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
ⓒ N군위신문
대구 군위군 군위읍의 아침은 조용하다. 버스 정류장엔 할머니 몇 분이 앉아 계셨고, 상가는 간신히 문을 열었다. 인구 2만 3천, 대구 군위군의 현 주소다.

하지만 이 마을에 변화의 신호탄이 울렸다. 이름하여 ‘군위형 희망주택’.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20세대 공공임대주택이 이곳에 들어선다. 사업비 77억 원, 전액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조달된다. 청년층 유입을 위한 마중물이자, 고령화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복안이다.

군위군은 2024년 대구도시개발공사와 손잡고 이 사업을 본격화했다. 2028년 준공 목표로 아직 그림도 완성되지 않았지만, 이 5층짜리 건물이 지역에 거는 기대는 50층만큼이나 크다.

희망주택은 단순한 ‘임대주택’이 아니다. 청년 정주(定住)를 위한 실험 공간이다. ‘잠만 자는 집’이 아니라, 머물며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고민한 설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20세대는 턱없이 적다. 군위군은 15만 명 규모의 공항 도시로 성장할 계획이다. 신공항과 군부대 유치, 그리고 180홀짜리 파크골프장까지 거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정작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집은 한 줌에 불과하다.

그나마 있는 인프라도 ‘정착’을 유도하기엔 부족하다. 군위에 근무하는 500여 명의 공직자 대부분은 대구, 구미 등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한다.

해가 지면 읍내는 불 꺼진 도심으로 변한다. 밤이 되면 카페도, 약국도, 식당도 문을 닫는다. 살기 힘든 지역에 누가 머물겠는가.

청년에게 집을 주는 건 시작일 뿐이다. 중요한 건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공간과 이유를 함께 주는 것이다. 일자리, 교육, 돌봄, 교통, 주거는 이 모든 퍼즐의 한 조각일 뿐이다. 조각 하나만 끼운다고 그림이 완성되지 않는다.

군위군이 진정 ‘젊은 도시’로 거듭나길 원한다면, 단기 공급 목표에 그쳐선 안 된다. 예산 77억을 넘는 장기적 청년 유입 전략이 필요하다. 군위형 희망주택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 시작이 더 이상 ‘행사성 사업’으로 끝나지 않기를, 지역인의 마음으로 바란다.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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