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사회 사회일반

한밤 중 군위전통시장 놀러온 손님 제비떼

admin 기자 입력 2025.09.16 10:20 수정 2025.09.16 10:20

내부 아케이드 천장·전선에 내려앉아
월동지 경로에 중간 기착지 역할 관측

 
ⓒ N군위신문 
지난 6일 밤, 대구 군위군 군위전통시장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무려 1천여 마리의 제비 떼가 시장 내부 아케이드 천장과 전선을 따라 일제히 내려앉아, 마치 자연이 준비한 설치미술처럼 장관을 이뤘다.

현장을 목격한 상인들은 “제비들은 해가 진 직후부터 시장 상공을 선회하다 아케이드 천장 기둥과 전선 위에 줄지어 내려앉기 시작했다”면서 “불과 몇 분 사이 시장 전체가 새들에 의해 점거상태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민은 “수백 마리 제비가 전선에 내려 꿈쩍도 안 하고 줄 맞춰 앉아 있는데, 소름이 다 끼쳤다”고 말했다.

시장 한복판에서 펼쳐진 이 보기 드문 장면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일부 시민은 “군위판 내셔널지오그래픽”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통시장의 한 상인은 “요즘 시장도 조용한 편이었는데, 오랜만에 시끌벅적한 기운이 돌았다”며 “이렇게 많은 제비가 찾아오니 기쁜 소식이 전해질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여름 철새인 제비가 남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군집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제비는 일반적으로 9월 초부터 남쪽으로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데, 도심 전선이나 지붕 구조물에 잠시 머물러 휴식을 취한다는 것.

박희천 경북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한 곳에 1천 마리 가까이 모이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군위 지역이 일정 수준 이상의 생태적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번식기를 마친 제비들이 무리 지어 월동지로 떠나는 경로에서 군위가 중간 기착지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군위군은 뜻밖의 자연현상에 지역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 향후 생태관광 연계 방안도 검토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룻밤 머무른 제비들은 다음 날 새벽, 동이 트기도 전 일제히 날아올라 선회하며 먹이 활동을 하면서 남쪽 하늘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은 건, ‘살아 있는 자연’이 빚어낸 순간의 여운이었다.
(제공 :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