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독자마당

3월, 봄날의 스케치

admin 기자 입력 2026.03.18 16:30 수정 2026.03.18 04:30

↑↑ 황성창 시인
ⓒ N군위신문
벌써 3월이다. 2026년 새해가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지난 1월은 유난히 추웠다.

수은주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날이 잦았고, 그때마다 한파는 좀처럼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매서운 추위도 굴러오는 계절의 바퀴를 멈추게 할 수는 없는가 보다.

먼 산자락에 서 있는 이름 모를 수목들은 겹겹이 둘러싼 겨울의 껍질을 비집고 연둣빛 잎새가 고개를 내밀고 있어 온 세상이 뭔가 새로 시작하는 꿈틀거림 같은 걸 느낄 수 있다. 봄은 늘 그래왔듯 봄날은 화사하게 우리 곁으로 살포시 다가오고 있다.

봄이 되면 생각나는 시(詩) ‘3월아’(Dear March) 첫 연의 일부분을 읊어보자.
“3월아, 어서 들어와! / 널 보니 얼마나 기쁜지! / 전부터 너를 찾았었지 / 모자는 여기 내려놔- (중략) / 오, 3월아, 나랑 어서 2층으로 올라가자 / 너한테 할 말이 아주 많아! (중략)’ 이 시는 미국의 여성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청신한 3월을 의인화(擬人化)하여 부르며 맞이하는 반가움이 죽마고우를 영접하듯 마음 가득히 3월을 즐기고 싶음이 읽히는 시(詩)다.

경칩과 춘분이 들어 있는 3월은 얼었던 땅이 녹고 날씨가 풀리면서 숨죽이고 있던 생명이 고개를 들고 사람들은 밭을 갈며 한 해 농사의 첫발을 떼는 때다.

그렇게 3월은 겨우내 멈췄던 시간이 다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직 찬 기운이 가시지 않았지만, 봄바람을 타고 새움이 돋아나는 새싹들의 끈질긴 생명력처럼 우리 안의 열정도 봄기운을 받아 불끈 솟아날 것이다.

남쪽에선 ‘봄의 전령’이란 이름의 매화가 피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동터 오르는 여명을 받으며 눈바람을 이겨낸 봄꽃들, 매화에서 시작해 민들레와 바이올렛이 피고, 개나리, 멎꽃, 진달래가 필 것이고 복숭아꽃, 살구꽃 그리고 라일락이 연달아 피는 봄, 이런 청신한 봄이 여든을 넘긴 늙은이에게도 영락없이 온다는 것은 그지없는 복이요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봄은 사계절 중에 유독 ‘새’라는 관형사가 따라붙는다. 새봄! 새로운 만남, 새로운 출발과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을 되뇌어보면 가슴 가득 밀려드는 설렘을 느낄 수 있다. 이는 긴 겨울을 견디고 다시 태어나는 생명을 위한 것이다.

3월이 되어야 새 학교, 새 학년이 되는 학교의 입학식처럼 ‘새’라는 물결이 윤슬처럼 아름답다. 내 막내 손주도 엊그제 대학 입학식을 마쳤고 첫 개강을 들어 너무 좋았다고 했다.

3월은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솟구치는 계절이다. 지난 것은 지나간 대로 두고 반복되고 있는 묵은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어보자.

봄이 오면 무거운 겨울 코트를 벗어 버리는 것만 해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주름살 잡힌 얼굴일지언정 봄볕 속에 미소를 그리며 하늘을 바라다보면 곧 날아갈 것 같이 유쾌, 상쾌하다. 봄이 가까이 오는 걸 보노라면 젊음이 다시 오는 꿈같은 환상에 잠기기도 한다.

젊음을 언제나 그리워했기 때문일까. 봄이 매번 새롭게 오듯 내 주위의 소중한 인연들도 새롭게 추스르며 웃고 살아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의 춘(春)삼월, 아아, 꽃피는 봄이 저만치 오고 있다.

황성창 시인 / 수필가
재부군위군향우회 자문위원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