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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 |
| ⓒ N군위신문 |
대구 편입 이후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곳을 꼽으라면 단연 교육 분야다. 인구 2만 명 남짓의 작은 지역인 군위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육 실험은 규모로만 보면 소박하지만 내용은 꽤 파격적이다.
현재 군위군 학교는 초·중·고 5개교다. 학생 수는 모두 합쳐 789명에 불과하다. 초등학교 296명, 중학교 209명, 고등학교 284명이다. 신입생 역시 초등 46명, 중학교 59명 수준이다. 농촌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학교’ 구조다.
하지만 교육 내용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군위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15년 과정의 International Baccalaureate(IB) 교육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IB 교육 클러스터 구축 추진으로 올해 전체 학생수가 20여 %늘어났다. 앞으로 군위교육이 바뀌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위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은 이미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다.
특히 공립 유치원으로는 전국 최초 인증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군위중학교와 군위고등학교도 현재 후보학교로 지정돼 2027년 월드스쿨 인증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한 지역에서 유·초·중·고가 모두 IB 체계로 이어지는 전국 최초 모델이 된다.
교육 인프라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군위군과 교육청이 투입한 학교 시설 개선 사업만 600억 원 규모다. 아이사랑키움터 조성, 청소년허브센터 건립, 군위중 기숙사 신축, 군위초 그린스마트스쿨 조성 등 크고 작은 사업이 이미 진행됐거나 추진 중이다.
특히 3월 13일 문을 연 청소년허브센터는 단순한 청소년 시설을 넘어 지역 교육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된다. 인재양성원, 상담센터, 문화시설 등이 한곳에 모이는 복합 교육 플랫폼이다.
교육 프로그램 역시 다양하다. 군위군이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지정되면서 3년간 52억 원이 투입된다. 몰입영어, 몰입수학, 드론스포츠, 독서 프로그램, 심리상담까지 운영 대상도 유아에서 고등학생까지 넓다.
여기에 군위군교육발전위원회라는 지역 공익법인이 300억 원이 넘는 기금을 바탕으로 장학사업과 학교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작은 지역에서 주민들이 직접 교육 기반을 만들어 온 셈이다.
성과도 조금씩 나타난다. 군위고등학교는 지난해 졸업생 88명 가운데 87.5%가 대학에 진학했다. 의·약계열 합격자와 KAIST 합격자도 나왔다. 지방 소규모 고교로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결과다.
지방 소멸이 거론되는 시대다.
학교가 사라지고 학생이 줄어드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그 속에서 군위는 오히려 교육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려 한다.
작은 군위의 실험이 단순한 ‘교육 사업’에 그칠지, 아니면 지방을 살리는 새로운 모델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있다.
교육이 바뀌면 지역도 바뀐다는 믿음이, 지금 군위에서 실제 정책으로 실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
baech@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