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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창 시인/수필가
재부군위군향우회 자문위원 |
| ⓒ N군위신문 |
아, 눈부신 5월이다. 올해도 봄은 꽃이 되어 찾아왔다. 백화제방이 경쟁하듯 알록달록 피어 꽃향기를 한껏 뽐고 있다.
봄은 새 생명의 계절이자 새 출발점이기도 하다. 찬란하고 영롱함으로 두 손을 모으게 하는 5월의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맑다.
나무들 사이 사이를 스치며 살랑대는 꽃바람을 가슴 가득히 마신다. 때때로 봄 햇살에 눈을 가리게 되는 눈부신 오후의 산과 들은 조물주가 대자연에 길게 뿜어낸 광활한 캔버스다.
매년 찾아오는 봄을 맞이하면 조병화 시인의 “해마다 봄이 되면”이라는 시구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해마다 봄이 되면 /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
땅속에서, 땅 위에서 / 공중에서 / 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 /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중략)
오, 해마다 봄이 되면 /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둑에서 / 솟는 대지의 눈 /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 항상 봄처럼 새로 워라”
봄은 새로운 시작의 계절이면서도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오는 변화의 순간이기도 하다. 봄처럼 부지런하게 꿈을 꾸고 언제나 새로워지는 것, 이는 생을 살아가는 마음의 자세다.
우리도 봄처럼 끊임없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새로워져야 한다. 봄은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조병화 시인은 자연이 이렇게 움직이듯 우리에게도 쉼 없이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로 ‘봄처럼 부지런해라, 꿈을 지녀라, 새로 워라’ 고 전달함으로써 꿈과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봄꽃들이 여린 소녀들처럼 까르르 웃는 5월이 되면 누구나 한번은 읊어 보는 하이네의 절창 시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 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
나의 마음속에서도 / 사랑의 꽃이 피어서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의 불타는 마음을 /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했어라”
5월이라는 계절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있는 이 시는 짧으면서도 내용도 명료해 따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꽃피고 새들이 노래하는 봄날의 별천지라면 얼마나 아름답겠나.
5월에 줄지어 피고 지는 매혹적인 붉은 장미꽃을 보노라면 문득 젊었을 때의 사랑과 그리움이 봄날 아지랑이처럼 아스라하게 피어오른다. 누가 오월의 이 유혹을 뿌리칠 수 있으랴. 천상병 시인의 말처럼 “세상은 소풍을 온 듯 아름답다.”
서울대 교수였던 이양하 수필가는 ‘신록 예찬’에서 신록의 봄을 이렇게 예찬하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도 혜택을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 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아름답게 내리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에 녹음이 싹트는 이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오월의 하늘,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을-”
이렇듯 ‘신록 예찬’은 신록을 제재로 하여 작가의 자연 친화적인 인생관을 글로써 들어내어 세속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연한 연둣빛에서 가장 짙은 초록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록을 사랑한다며 신록의 아름다움이야말로 참으로 비할 데가 없다고 했다.
신록에 묻혀 있을 때야말로 세속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온전히 하나가 되는 주객일체(主客一體), 물심일여(物心一如)의 상태에 이른다고 하니 눈부신 신록의 5월, 계절의 여왕을 얼마나 사랑하면 이토록 무아지경에 이를 수 있으랴. 아, 5월이여!.
황성창 시인/수필가
재부군위군향우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