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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I 회장 고귀연
재경군위군향우회 명예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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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새벽 어스름 해치고
노들나루 건너온 선비
차가운 군기감 軍器監 앞뜰에 주저앉아
부서진 뼈
찢긴 살점
엉겨있는 검붉은 핏자국
널브러진 육신의 조각을
떨리는 손
붉게 물든 눈동자
깊은 한숨 내쉬며
모으고 또 모아
세월의 기적에 싣고 건너는
시간의 江
노을 언덕 흙무덤
헝클어진 야생화 덤불 사이로
선비들의 애절한 비명
살아 욕된 삶보다
죽어 빛나는 충혼 忠魂으로
그들이 흘린 피
역사의 너른 들판을 적셔
역사의 정신 올곧게 세워
해마다 가을이면
파르스름한 햇살로
내 작은 영혼에 내리꽂힌
핏빛보다 붉은 단풍 이파리
단풍보다 더 붉은 그들의 절개
*군기감 軍器監 : 군수물 병기 등을 생산하는 조선 시대의 관청, 현 서울시청 터
*절개 節槪 : 옳은 일을 지키며 뜻을 굽히지 않는 굳건한 마음 또는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