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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일보 배철한 부국장 |
| ⓒ N군위신문 |
서울역 한복판에 노란 사과가 등장했다.
군위에서 자란 사과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과 자체만 팔린 것이 아니다. 군위사과가 대기업의 제품 속에 들어가 전국 소비자와 만났다.
‘지역의 사과’에서 ‘전국의 브랜드’로 가는 길이 열린 셈이다.
군위군이 행정안전부, 롯데웰푸드와 손을 맞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체결된 지역상생 업무협약에 따라 군위사과를 활용한 13개 브랜드 15종의 제품이 출시된다. 롯데웰푸드와 코레일유통 등의 유통망을 타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 소비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농민들에게는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사과를 잘 키우는 것과 잘 파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아무리 당도 높고 품질 좋은 사과를 생산해도 판로가 없으면 제값을 받기 어렵다. 고령 농업인이 많은 군위에서 안정적인 판로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이번 협업이 단순한 ‘홍보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군위사과가 기업의 제품으로 다시 태어나고, 대기업의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간다면 사과 한 알의 가치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군위’라는 이름 자체의 가치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첫 무대는 서울역이었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서울역 팝업스토어에서는 군위사과 협업제품 시식과 판매가 이어졌다. 군위의 전략품종인 ‘골든볼’과 군위 로컬푸드도 함께 소개됐다.
서울역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군위사과를 보고, 맛보고, 제품을 손에 들었다.
서울역에서 끝나지도 않았다. 대구 수성못 페스티벌과 서울 코엑스 사회적가치페스타로 홍보 무대가 넓어졌고, 온라인에서는 ‘군위사과 왔데이~’ 숏폼 공모전까지 열렸다.
젊은 소비자들에게도 ‘군위사과’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기 위한 움직임이다.
최근 롯데웰푸드의 ‘군위사과 왓데이’ 제품이 군위마트에 등장하면서 주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제품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주민들이 하나둘 구입하면서 준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용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지속성’이다.
반짝이는 팝업스토어 한 번, 행사장 한 번으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소비자가 제품을 통해 군위사과를 처음 만나고, 맛을 보고, 다시 군위사과를 찾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군위 농민들이 바라는 것도 거창한 것이 아니다. “열심히 키운 사과, 제값 받고 팔았으면 좋겠다.”
결국 이것이다.
군위는 대구광역시 전체 사과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대표 산지다. 그동안 군위사과는 품질 하나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왔다. 이제는 여기에 대기업의 브랜드와 유통망이라는 새로운 날개가 달렸다.
김진열 군수도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브랜드와 유통망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알리고 농가의 새로운 판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시험대는 전국 시장이다.
서울역에서 만난 군위사과가 대구를 거쳐 전국의 마트와 편의점으로, 그리고 소비자의 식탁으로 얼마나 깊숙이 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과 한 알이 지역의 이름을 달고 전국으로 향하고 있다.
군위에서만 유명한 사과가 아니라, 소비자가 ‘군위’라는 이름만 들어도 믿고 찾는 사과.
군위 농민들의 땀으로 키운 사과가 전국 소비자의 식탁에서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날을 기대해 본다.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