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광순씨 졸업식 |
ⓒ 군위신문 | |
올해 79세 할아버지가 주경야독으로 꿈에 그리던 전문학사모를 쓰게 돼 화제. 화제의 주인공은 군위 소보면 도산리에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광순(79)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대구과학대학 의료복지과를 졸업식과 면학상 수상과 함께 사회복지사 2급 자격을 취득·졸업하는 날이다.
지난 18일 오전 대구과학대학 캠퍼스에 한복을 곱게입은 말쑥한 노신사가 3형제와 며느리들의 손을 잡고 사진을 찍으며 연방 웃음꽃을 피웠다.
김광순씨는 구미 오상고 2학년에 재학중 학도병으로 6.25전쟁에 참전 후 가정 형편이 어려워 복교하지 못하고 55년만인 지난2006년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배움의 그리움을 늘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김 할아버지는 정식으로 고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곧 바로 구미고 부설 방송통신고로 편입해 못다 한 공부를 다시 도전했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지난 2007년10월4일 대구과학대학 의료복지과 수시모집에 과감히 도전해 성적우수 장학생으로 합격해, 이날 감격의 졸업장을 받았다.
대학 재학중에는 손자손녀 뻘되는 학생들에게 왕 오빠로 불리며 인기 짱으로 학교를 다녔다.
특히 군위군 소보면 도산리 시골에서 태전동 학교까지 집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소보면 와서 다시 버스로 군위읍내 까지 나와 군위에서 다시 시외버스로 학교까지 두시간이나 걸렸다.
|
|
|
↑↑ 김광순 할아버지가 대구과학대학 졸업식에서 면학상을 수상했다. |
ⓒ 군위신문 |
|
뒤늦게 늙어서 먼 고생인가 했는데 언제부터 원수 같은 농부병과 고혈압 등 잔병이 싹 도망갔다.
손자·손녀 뻘 되는 학생들과 친해지기 위해 MT등 학과 행사에 죄다 쫓아 다녔다.
때로는 수업 강의실에 들어서면 손을 들고 ‘좋은 아침’ 인사를 할 때 학생들이 인사를 잘 받아주지 않을 때는 서운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점심을 같이 먹자 할 때 약속이 있다고 거절 할 때는 무척 힘들었다고 실토했다.
그래도 늙은이를 왕따 시키지 않은 학생들이 너무 고마웠다며 고령의 나이에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딴 그는 총장상도 탔다.
|
|
|
↑↑ 김광순 할아버지 대구과학대학 졸업 |
ⓒ 군위신문 |
|
이렇게 열심히 다녀 우수한 성적으로 꿈에 그리던 의료복지 전문학사모를 쓰게 되었다.
또한 재학중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린학생들을 보고, 평소 농사를 지으면서 푼푼히 모아둔 돈으로 2차례에 걸쳐 600만원의 장학금을 내어 12명의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기도 했다. (주)백송건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장남 김하영(58·군위군새마을회장) 씨는 “간단한 농사일도 힘겨워하시는 아버지가 뒤늦게 시작한 공부로 마음이 상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는데, 학교에 다니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마음까지 젊어진데다가 졸업까지 하게 돼 온가족이 축하해 주기 위해 졸업식장에 왔다”며 좋아했다.
김광순씨는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학교를 다니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새로운 학문을 배운다는 즐거움이 나이를 먹는 것 보다 더 기쁨이였다”면서 “앞으로 사회복지분야에서 자신보다 더 어렵고 힘든 노인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
|
↑↑ 김광순 할버지의 졸업식을 아들들과 며느리들이 졸업을 축하했다. |
ⓒ 군위신문 |
|
한편 김광순 할아버지는 교정을 떠나며, 처장, 교수님께 떨리는 목소리로 부탁했다 “제가 다시 학교에 찾아와 몰래 청강하더라도 쫓아 내지 말고 허락해 주세요”라며, 교수는 “언제든지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특별 우대 명예학생으로 모시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제는 고향에서 어려운 농촌 노인들을 위해 맡 아들 김하영씨가 운영하는 백송노인요양원과 재활센터에서 일하며 봉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