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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일보 배철한 기자 |
ⓒ 군위신문 |
개인의 영달 보다는 진정 주민을 위한 영원한 머슴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죽을 때까지 마님을 모셔야 하는 마당쇠처럼 한 번 머슴은 영원한 머슴이 되어야 한다.
6·2 동시지방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비후보자들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는 가운데,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군위군은 최근 보름을 전후해서 윷놀이, 마을회관 준공식, 단체여행, 군단위 체육행사, 이장협의회 회의, 친목회, 노인위안잔치 등 크고 작은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행사는 줄잡아 하루에도 10여건씩, 이때문에 예비주자들은 행사에 불려다니느라 눈·코뜰새 없다. 각 지역선거구마다 심어놓은 지지자들로부터 행사 참여를 독려받고 있기 때문인데 연락을 받고도 참석하지 않으면 “누구누구는 벌써 왔다갔는데, 안오는거 보니까 배부른 모양이지” 하는 등 질타를 받는다. 참으로 곤혹스러운 일이다.
예비후보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늦게까지 행사를 쫓아다니느라 끼니를 거르기가 일쑤인데, 특히 이른 아침 결혼식이나 단체여행이 있는 날은 관광버스 주변과 차안에는 예비후보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악수하며 얼굴을 알리느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선거때만 되면 당연한 진풍경이지만 예비후보자들이나 행사 주최측들의 입장은 마찬가지다. 부르면 마지못해 가야하고, 주민들은 불러놓고도 오면은 귀찮고, 이래저래 민폐를 끼치고 있는 셈이다.
예비후보자들은 “불러주는 것은 고맙고 좋지만, 군위 전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심신이 고달프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잡상인 취급을 받으면서 빈손으로 갔다가 올때면 뒤가 당길 정도로 쑥스럽고 자존심이 상한다는 심정이다” 는 이구동성이다.
지역주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할 선거, 곤욕을 치르고 있는 출마후보자나 유권자들은 똑 같은 입장에 서서 서로를 이해하는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부르지 말아야 하고, 불러서 오지 않더라도 이해하고, 예비후보자들 역시 체면 없이 무조건 참석하고 보자는 식인데 앞뒤 가려가며 염치불구 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불러서 가고, 부르지 않아도 가야하고, 간다면 다 표를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평소에 주민들을 위한 뜻을 바로 세우고 처신을 바로 했다면 공정한 심판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주민들도 마찬가지, 옛 날처럼 먹을 것도 없을 것 같은데 굳이 부르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스럽다.
행사에 얼굴을 내밀지 않더라도 무슨 사정이 있겠지 하며 곱게 봐주고, 평소에 눈여겨 보고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가정적이고, 사회적이고, 국가관이 투철한 인물을 선택해 후회가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