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의 본격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지나치게 시끄러운 선거유세로 많은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뚜렷한 방안 없이 막을 내렸다.
선거 유세 첫날인 지난달 20일 군위군선거관리위원회에 소음에 대한 항의전화만도 여러 차례 신고 되었고 언론사에도 독자들이 호소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의흥면 읍내리 학생인데 소음이 너무 심해서 공부도 할 수 없고 잠도 잘 수 없습니다. 이렇게 시끄럽게 유세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마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도 “너무 시끄럽습니다. 2중 창문이라 평소 웬만한 소음은 방음이 되었는데 선거차량에서 나오는 홍보방송은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크게 들린다”며 강력한 시정조치를 당부했다.

군위경찰서 읍·면 파출소 관계자는 이번 선거 때는 유난히 후보자들의 유세차량 소음이 심하다는 신고 전화가 자주 걸려왔다고 했다.
특히 군위 중앙로 4거리에 사는 주민 김모씨는 유세차량 소음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겪어다며 선거 때마다 꾸준히 반복되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단속을 선관위와 경찰은 서로 미루고 있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과 ‘선거법’ 규정 해석을 두고 서로 ‘책임 미루기’만 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선거법은 확성기, 설치기계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에서 시간적인 제한은 두고 있지만, 허용되는 소음의 정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반면 집시법에서는 주간 64데시벨 이하, 야간 60데시벨 이하를 기준으로 소음을 제한하고 있다.

경찰은 “우리는 집시법의 소음 허용기준을 따르는데 선거법에는 아예 그런 기준이 없다. 그래서 신고가 들어와도 함부로 경찰력을 발취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설령 출동해서 제재를 내리더라도 ‘왜 다른 후보는 봐주고 우리만 안 봐주냐’는 식이다. 선거와 관련된 지도와 단속은 선관위에서 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나 선관위에서는 소음 관련 단속은 ‘경찰이 해야 할 일’이라고 못 받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법 규정에서 소음 기준이 미비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소음은 선거법에 앞서 헌법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경찰에서 단속을 해야 하며 우리에겐 ‘계도’ 의무 정도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