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위지역 산업체들이 전기요금 인상안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지역 농가들도 농사용 전기료 인상으로 인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 21일 정부가 발표한 전기요금 인상안에 따르면 농사용 전기요금 평균 인상률은 3% 대로 농사용 갑과 농사용 을(저압)은 약 2%씩, 농사용 을(고압)은 기본요금이 약 5.2% 올랐다. 대규모 기업농인 농사용 을(고압)은 계절·시간대별로 차등요금을 적용해 여름·겨울철의 인상률이 최대 7.2%까지 해당된다.
이에 따라 지역 농가에서는 근심이 커지고 있다. 농·축산물의 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지만, 생산비가 늘어도 이를 반영하기 어려워 날이 갈수록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군위군 군위읍 내량리에서 시설하우스 오이 재배를 하는 한 농가의 경우, 오이를 얼지 않게 보온하려면 양수기 2~3대로 지하수를 끌어올려야 해 겨울철 내내 사용하는 전기료가 200만원이 넘는다.
농가 주인 이 모(54)씨는 “오이, 토마토 시설하우스 채소만 20여년 정도 짓고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소비자 가격은 변화가 없다”며 “가격은 그대로인데 생산비가 보장 안 되는 어려운 환경에서 다들 농사를 짓는 중”이라고 한탄했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양계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양계를 사육하려면 배기나 환풍, 사료 급이 시스템, 분뇨처리 등 모든 시설에 전기를 사용한다.
특히 산란계의 닭들은 백열전구 등을 이용해 불을 켜줘야 알을 낳는데, 하루 최소 10시간 정도 이상 불을 켜 놓으므로 한 달에만 전기료로 수십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라 양계농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보면에서 양계농장을 운영하는 노 모(56)씨는 “현재 국제적으로 곡류 가격이 올라 사료 값이 비싸져 부담인데, 전기료까지 오른다니 걱정이다”라며 “최근 지난여름 폭염에 산란계가 많이 폐사해 현재 달걀값이 많이 올라 아직은 괜찮지만, 시세가 떨어지면 적자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