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읍 정3리(흰재) 뒷산에 붉은 물결이 넘실댄다. 약 7000㎡여 평에 식재한 배롱나무(일명 백일홍 나무) 꽃이 만개한 것이다.
배롱나무는 햇볕이 사정없이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날에 꽃을 피운다. 산천초목이 모두 초록 세상이라 배롱나무 꽃은 한층 더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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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군위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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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에 얽힌 전설이 있다. 옛날 남해안의 어느 바닷가 마을에서는 해룡(海龍)이 파도를 일으켜 배를 뒤집어 버리는 심술을 막기 위해 매년 처녀를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
해마다 마을에서 가장 예쁘고 얌전한 처녀를 선발하여 곱게 화장을 시켜 바닷가 바위로 보내 해룡이 데려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해, 마침 왕자님이 마을에 나타나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처녀 대신 바위에 앉아 있다가 용을 퇴치한다. 마을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얼마 동안 머물던 왕자는 처녀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사랑에는 마가 끼는 법, 왕자는 마침 출몰한 왜구를 퇴치하기 위하여 100일 뒤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마을을 떠나버린다.
매일 먼 바다를 바라보며 왕자를 기다리던 처녀는 그만 깊은 병이 들어 100일을 다 기다리지 못하고 죽고 만다. 약속한 날짜에 돌아온 왕자는 그녀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서울로 되돌아갔다. 이듬해 무덤 위에는 나무 한 그루가 자라더니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마치 왕자를 기다리듯 매일 조금씩 피는 꽃이 100일을 넘겨 이어지므로, 사람들은 이 나무를 백일홍나무라 부르게 되었다.
중앙고속도로나 5번 구안국도를 지나다 보면, 붉게 타는 배롱나무 꽃이 눈에 들어온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배롱나무 배경으로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고, 검색을 통해 꽃 이름을 알아맞추는 것도 재미있을 듯 싶다.
정3리 주민 A씨는 “가족들과 부담없이 산책하기에 참 좋은 곳으로 사진도 예쁘게 찍을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배롱나무에 대한 평소 생각을 전했다.
정겨운 시골마을과 잘 어우러진 배롱나무 군락지가 멋진 풍경을 선사하면서 힐링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