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사람들

군위군 ‘천제단’ 화제

admin 기자 입력 2016.04.17 20:53 수정 2016.04.17 08:53

국가·민족 번영 기원
유명 정치인 발길 이어져

군위군에서 3대째 국가융성과 국민의 안녕을 염원하는 기원제를 봉행하는 천제단(天祭壇)과 주제관(主祭官)이 화제가 되고 있다.
ⓒ N군위신문

군위군 효령면 고곡1리 월리봉(月里峰·해발 230m) 정상에 자리 잡은 천제단은 약 66㎡(20여 평) 규모의 4계단으로 구성됐다.

이곳은 강화도 마니산과 태백산 천제단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졌으나 최근 4.13 총선을 앞두고 유명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새삼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천제단’의 정세는 정 남향으로 동쪽에는 김유신 장군의 전설이 깃든 장군봉이 자리 잡았고 남쪽에는 팔공산, 서쪽에는 유학산과 금오산 등 명산들에 둘러싸여 정기가 모여드는 곳이다.
이곳에서 제사를 주관하는 주제관은 조부 때부터 3대째 대를 잇고 있는 이세우(79) 단장(壇長)이다.

선친의 뒤를 이어 21세부터 주제관이 됐다는 이 단장은 “개인의 욕망이나 영리를 위한 목적이라면 이렇게 오랫동안 천제단을 운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오로지 나라와 국민을 위하고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천제단은 이 단장의 조부인 이규용(1853~1901년) 씨가 1876년부터 월리봉 정상에서 백성들을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시작하면서 140년 동안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이 단장은 “조그만 시골의 학자이던 조부님이 백성들을 위해 제사를 올린 것이 (천제단의)계기가 됐다”며 “(조부께서) 하늘로부터 계시를 받고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매년 정월 대보름과 칠월칠석, 개천절에 정기적으로 제사를 봉행한다. 또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도 각각 제사를 올린다.

천제단이 지금과 같은 형태를 갖춘 것은 지난 1975년부터다.
천제단 뒤쪽은 50m 길이의 얕은 흙벽을 쌓고 주변에 무궁화를 심었다. 제단 중앙에는 ‘천상원고단(天上元祰壇)’이라는 상석을 세우고 좌우측에 각각 1m 높이의 자연석에 ‘천지화평(天地和平)’과 태극기를 세운 사각 돌기둥을 세웠다.

또 이 단장이 백두산을 비롯한 전국 8대 명산에서 수집한 8개의 돌기둥과 ‘천지해(天地海)’를 새긴 나무비석을 제단 양쪽에 세웠다.
제사는 참배와 헌주(獻酒), 고축(告祝), 국태민안기도, 재배(再拜) 순으로 약 10여 분에 걸쳐 진행되며 특별 국태민안기도는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제사에 사용하는 제주(祭酒)는 오디주와 포도주, 청주를 사용한다.

이 단장은 군 제대 후 고향인 군위를 떠나 대구에서 건설업을 하며 제법 많은 재산을 모았으나 천제단 운영에 모두 쏟아 부었다고 한다.
이곳 천제단은 유력 정치인과 군 장성(將星) 등이 자주 찾아 복원을 빌면서 입소문이 퍼져 최근에는 복원을 발원하기 위해 무단 침입하는 일반인까지 생겼다고 한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정치인들과 김인종 전 2군사령관이 부하들과 함께 이곳에서 복원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렸다. 상제(옥황상제)님은 가끔 해(태양) 주변에 3가지 색의 대형 풍선형태로 시현한다”고 귀띔했다.

이 단장은 천제단이 종교와는 무관하다며 선을 긋는다.
사익이나 영리를 추구하는 개인이나 단체와는 기본적으로 성질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단장은 지금도 대통령이 외국 순방길에 오르면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지난 3월 30일엔 미국 핵안보정상회의 참석과 멕시코 방문길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의 성공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 이 단장은 대선이나 총선 등 국가의 주요 대사를 앞두고 결과를 미리 예견할 수 있다고도 했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투표 3일 전 여당 당선자 수를 정확하게 예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같은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애국지사는 물론 정치 지망생들과 일반인들의 참배가 줄을 잇고 있다.

한번은 천제단에 무속인들이 허락 없이 들어와 기도를 올렸는데 그 다음날 그들이 기도를 올렸던 곳의 잔디가 새까맣게 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와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몰래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외부인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군위군은 매년 3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임병태 군위군 문화관광과장은 “삼국유사가 집필된 유서 깊은 군위군에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천제단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면서 “정부와 경북도에서 예산이 지원되면 천제단을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허리도 꼿꼿하고 정정한 편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직 후계자를 정하지 않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권력이나 재물에 탐욕이 있는 사람은 아무리 훌륭하고 유명해도 주제관이 될 수 없다”며 “내 자식이라고 무조건 주제관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주제관은 하늘이 정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상제(하느님)를 모시는 사람은 비밀을 유지해야 하고 절대로 천기누설을 하면 안 된다”면서 “이곳은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위해 제단을 설치하고 후대에 계승해야하기 때문에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현재 한반도는 북한의 핵 위협과 세계경기 불황, 청년실업 사태와 고용불안 등 대내외적으로 난국(難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라가 융성해 남북통일을 이루고 젊고 능력 있는 인재들이 많이 나와서 국민들이 평화롭게 생활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바람을 남겼다.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