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인물 사람들

전령사 ‘할미꽃’

admin 기자 입력 2020.04.05 13:45 수정 2020.04.05 01:45

ⓒ N군위신문

코로나19로 그야말로 ‘춘래불사춘’, 봄이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
이런 속에서 봄의 전령사인 ‘할미꽃’이 수줍게 꽃망울을 터뜨렸다. 살포시 고개 숙인 할미꽃은 어느 꽃보다 검붉게 피어나 은은한 자태를 뽐내며 봄을 알린다.

할미꽃은 우리나라 고유의 야생화로 국내에만 자생하는데 3월 말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한 달 가량 꽃을 피운 뒤 꽃대가 올라와 시들 때까지 50일가량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할미꽃이란 이름은, 줄기가 굽어 붙은 이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할미꽃이 피고 지고 열매가 익으면 그 열매에 흰 털이 가득 달려 그것이 마치 하얗게 센 할머니의 머리와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뒷동산의 할미꽃 꼬부라진 할미꽃 / 싹 날 때에 늙었나 호호백발 할미꽃 / 천만 가지 꽃 중에 무슨 꽃이 못되어 / 허리 굽고 등 굽은 할미꽃이 되었나”

노래 가사처럼 할미꽃은 우리 부모님들이 고향 집 뒷동산에 오르면 항상 반겨주던 꽃이었다. 그러나 막상 할미꽃을 만나본 사람을 찾아보면, 생각처럼 많지 않다. 할미꽃이 살 수 있는 우리네 뒷동산이 그만큼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할미꽃은 이름에 가려져, 또 고개를 숙여 제 아름다움을 감추고 있으므로 스쳐 지나가면 깨닫지 못하지만, 갓난아이 주먹만 한 고개 숙인 꽃송이를 들여다보면 꽃잎은 그 열정을 주체하지 못할 만큼 붉다 못해 검고, 그 안에 심처럼 박힌 샛노란 수술들은 신선하고 아름답다.

계절 중 가장 활발한 시기인 봄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은 겨울처럼 삭막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활동도 제한적이다.

그렇게 봄 같지 않은 봄이지만, 할미꽃들이 활짝 웃으며 여기저기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봄을 알린다.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친 우리들 몸과 마음에 할미꽃이 제일 먼저 피어 위로한다.


저작권자 N군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