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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요즘도 선비가 있는가

admin 기자 입력 2022.10.04 22:45 수정 2022.10.04 10:45

↑↑ 이수만 원장
ⓒ N군위신문
“요즘도 선비(士)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선비란 조선조 500여 년 동안 내려온 전통에서 선비의 네 가지 요건은 첫째, 학식이 풍부할 것, 둘째, 지조가 있을 것, 셋째, 비판력이 있을 것. 넷째, 여유로움이 있을 것. 이러한 요건을 갖춘 사람은 현대에도 많이 있으며, ‘선비’라는 칭호는 안 들어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선생’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

자공(子貢)이 “어떻게 하면 선비라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공자(孔子)께서 “언제나 수치심을 가지고 자기의 언행을 욕되게 하지 않고, 일가 친족들로부터 효자란 칭찬을 받고, 온 마을 사람들로부터 우애롭다고 칭찬을 받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향교, 성균관유도회, 담수회, 춘추회, 박약회, 대구유림회 등 유림단체에 나가서 한시(漢詩)와 붓글씨, 사서(論語, 大學, 中庸, 孟子)와 오경(易經, 書經, 詩經, 禮記, 春秋)을 공부하면서 양반과 선비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교회나 성당, 절에 나가면서도 유림단체에 적을 두고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공자의 인(仁)은 사랑이고, 예수의 사랑이나 부처의 자비도 모두 사랑이기 때문이다.

한문을 몰라도 유학을 몰라도 얼마든지 양반과 선비가 될 수 있고, 또 그것을 잘 안다고 하여도 언행(言行)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결코 양반과 선비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유학(儒學)을 배운 사람과 안 배운 사람은 차이가 많은 법이다.

그렇다면 요즘은 쉽게 말해서 어떤 사람이 양반이고 선비일까를 생각해본다. 첫째, 법과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길을 걸을 때 항상 우측통행을 하고, 신호등을 잘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아무데서나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은 양반과 선비가 아니다.

둘째, 죽을 때까지 배우고 공부를 하는 사람이다. 양반과 선비는 모든 사람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알아야 면장’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려운 유학 공부는 물론, 책과 신문 TV, SNS를 통해 필요한 상식을 늘 공부해야 한다.

셋째, 예의가 바르고 점잖아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뛰지 말고, 주위를 잘 살펴서 천천히 여유있게 걸어야 한다.
지하철을 탔을 때도 다리를 벌리지 말고 똑바로 앉아서 쓸데없는 잡담이나 전화 통화를 삼가 해야 한다.

넷째, 말을 많이 하지 말아야 한다.
노자(老子)의 도덕경에 나타난 인간관계론에도 “진실함이 없는 아름다운 말을 늘어놓지 마라. 말 많음을 삼가 하라.

오히려 말이 없는 편이 좋다. 아무리 많이 알고 있더라도 너무 아는 체 하기보다는 잠자코 있는 편이 낫다.”고 했다.

다섯째, 정해진 약속 시간을 꼭 지켜야 한다.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유림 활동을 하면서 ‘롤 모델’은 이헌영(李憲瑛) 담수회 상임고문 (93세)이다. 안동 풍산읍에 충효당(忠孝堂)이 있는데, 이 고문의 16대조 의병장 이홍인과 8대조 이한오의 충과 효가 얽혀 있는 곳이다.

그래서 유가(儒家)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바둑, 장기, 화투도 하지 않고, 잡담도 일절 하지 않는다고 하며, 절대로 화를 내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갖고 송사(訟事) 같은 다투는 일을 피하고, 시일이 지나면 잘 해결된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3천여 권이나 소장 중인 책을 즐겨 읽고 있으며, 독학으로 서예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천자문을 100회 이상 쓰셨다고 하며, 지금도 매주 중용강의를 열심히 듣고 있다.

담수회 춘추회를 비롯한 모든 유림(儒林)들이 이 고문처럼 나이가 많아도 건강하고, 늘 공부하며 필부(匹夫)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양반과 선비가 되기를 바란다.

큰 명절인 추석연휴를 보내면서 조상과 일가친척을 생각하면서 족보(族譜)책을 꺼내어 차분하게 뿌리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훌륭하신 조상을 생각해서라도 일상생활에서 행실(行實:행동이나 몸가짐)을 올바르게 해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양반이나 선비가 되는 것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정해진 규칙을 잘 지키고 부모님한테 효도하고, 형제간에 돈독한 우애를 가지며, 친구와 선후배 간에 인간관계를 원만히 잘 유지 한다면 사서삼경을 몰라도 선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컴퓨터속기학원 이수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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