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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 |
| ⓒ N군위신문 |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승자는 환호하고 패자는 아쉬움을 삼킨다. 민주주의의 당연한 과정이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군위의 민심은 좀처럼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있다.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민선자치가 시작된 이후 군위는 선거 때마다 둘로 갈라졌다. 전직 군수를 중심으로 한 세력과 현직 군수를 중심으로 한 세력, 그리고 그들을 지지하는 주민들로 나뉘어 크고 작은 갈등을 반복해 왔다.
선거가 끝나도 상처는 아물지 않았고, 새로운 선거가 다가오면 다시 터져 나왔다.
인구 2만3천여 명의 작은 지역사회에서 이런 분열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도시 규모가 작은 만큼 주민 간 관계는 더욱 촘촘하다. 이웃이자 친구이고, 선후배이며 친척이다. 하지만 선거철만 되면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라지고, 정치적 선택은 곧 인간관계의 경계선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선거 이후다.
당선된 사람의 측근들은 힘을 얻고, 반대편에 섰던 사람들은 소외감을 느낀다. 누군가는 각종 위원회와 단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누군가는 지역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기조차 어려워진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이 공공연하게 오간다.
상식과 공정을 외치던 사람들도 권력을 잡으면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선거 때마다 통합을 약속하지만, 수장이 바뀔 때마다 같은 일이 반복된다. 군위의 고질병처럼 굳어져 버린 정치문화다.
이번 선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천 과정에서의 갈등은 본선까지 이어졌고,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기에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임에도 민주당 후보가 출마하면서 선거 구도는 더욱 첨예해졌다. 정당을 떠나 후보를 낼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선거 과정에서 쌓인 감정의 골은 선거 이후에도 쉽게 메워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런 갈등이 결국 지역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점이다.
지금 군위는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군부대 이전, 광역교통망 확충 등 백 년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지역의 역량을 한데 모아도 부족할 시기에 정치적 편 가르기와 감정싸움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군민 모두에게 돌아간다.
정치인은 선거를 통해 경쟁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에도 경쟁과 대립만 남는다면 그것은 정치의 실패다. 특히 지역 원로와 역대 군수들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
선거가 있을 때마다 특정 후보의 뒤에 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를 반복하는 모습은 이제 멈춰야 한다.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만 바라보는 정치도 끝내야 한다. 진정 군위를 위한다면 선거판의 중심이 아니라 통합의 중심에 서야 한다.
군민들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선택은 다를 수 있지만 군위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다를 수는 없다.
선거는 승패를 가르는 과정일 뿐, 지역사회를 둘로 쪼개는 전쟁이 아니다.
군위의 미래는 특정 정치인의 것이 아니다. 어느 한 진영의 전유물도 아니다. 2만3천 군민 모두의 것이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는 누가 이겼느냐보다 어떻게 함께 갈 것이냐를 고민해야 할 시간이다. 지역발전이라는 더 큰 목표 앞에서 과거의 편 가르기를 내려놓지 못한다면 군위의 미래는 앞으로도 제자리걸음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승자는 선거에서 이긴 사람이 아니라,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묶어내는 사람이다. 지금 군위에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승리가 아니라 통합이다. 그것이 군위가 나아가야 할 길이며, 역대 군수와 정치권, 그리고 군민 모두가 깊이 되새겨야 할 과제다.
대구일보 배철한 국장
baech@idaegu.com